중국관광객 추석 연휴기간에만 국내에서 은련카드로 213억 결제
↑중국인 관광객들이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화장품을 쇼핑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 명동 일대는 중국 관광객 맞이가 한창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중국인 대상 할인행사를 알리는 현수막도 걸렸다. 명동 곳곳의 화장품 가게도 중국어로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5일 BC카드에 따르면 지난 9월28일부터 10월3일까지 국내에서 사용된 중국 은련카드 이용액은 213억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기록했던 125억9500만원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은련카드는 중국의 18개 상업은행이 결제센터를 통합해 만든 카드다. BC카드는 은련카드의 국내 매입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바 요우커(遊客)의 씀씀이는 더욱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불카드를 제외한 중국인들의 신용카드 결제율은 전체 소비액의 10%를 넘지 못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연휴에 중국 관광객 10만여명이 방한해 20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은련카드의 사용액은 지난 2010년부터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45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은련카드 매출액은 지난 2010년 3202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7459억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1조425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무난히 2조원 돌파도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은련카드 이용액이 늘어난 것은 국내에서 은련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만1300개에 불과했던 국내 은련카드 가맹점은 지난 8월 말 기준 35만9000개까지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는 BC카드 가맹점에서도 은련카드로 결제가 가능해졌다. BC카드 가맹점은 230만개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의 카드를 겨냥한 행사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올해 초 중국의 춘절 시즌을 맞이해 명동과 제주 지역에서는 은련카드로 일정금액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을 증정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도 은련카드로 결제할 경우 5%를 현장 할인해준다. 국경절 시즌에도 은련카드 프로모션이 진행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국제카드의 경우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의 1%를 국제카드 수수료로 부과하는 반면 은련카드는 한국에서 사용할 경우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특히 고가의 상품의 경우 카드 결제가 용이해 국내 금융업계와 유통업계에서도 은련카드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