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단에 붙잡혀 성폭행을 당한 인도네시아 14세 소녀가 ‘학교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퇴학 처분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립아동보호위원회는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돼 집단 성폭행을 당한 14세 여학생이 8일 다니던 학교에서 쫓겨났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녀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근교의 한 사립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아리스트 메르데카 시리아트 국립아동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아침 조회 시간에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학교 이미지를 더럽힌 아이’라며 소녀를 공개적으로 모욕했다”며 “이 일로 소녀가 성폭행 피해 당시 입었던 정신적 외상이 더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학교 운영재단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한편, 교육부에 해당 학교의 운영 자격에 대해 검토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소녀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인신매매 조직원에게 납치돼 수주 간 인질로 붙잡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는 강제로 술을 마셔야 했고, 강요에 의해 4번이나 조직원들과 성관계를 가졌다.
한편 학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단 소녀의 퇴학 처분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최연진 기자 no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