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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전통시장 ‘네 개의 보물’ 찾다

[기타] | 발행시간: 2012.10.29일 00:04

서울 금천구 남문시장에서 사회적기업 자바르떼가 연 ‘남문탐험대’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지난 24일 시장 곳곳을 탐험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ㆍ금천구 남문시장 현장학습… ‘맷돌’등 옛것과 귀한 만남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전통시장인 남문시장에는 ‘남문탐험대’가 있다. 사회적기업인 ‘자바르떼’가 운영하는 초등학생 대상의 전통시장 현장학습 프로그램인 남문탐험대의 ‘작은’ 활동은 시장에 ‘큰’ 활기를 돌게 한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영남초등학교 5학년생 30여명이 남문탐험대원으로 나섰다. 물건을 살 때는 엄마와 집 주변 대형마트에 가곤 했다는 이정효군(11)은 오랜만에 찾은 재래시장에서 기대와 흥분에 차 두 눈을 반짝였다.

탐험은 시장 안에서 네 개의 보물을 찾아내는 미션으로 시작된다. 4개의 조로 나뉜 아이들은 탐험대장이 나눠준 지도 힌트를 따라 보물을 찾기 위해 시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찾아낸 첫번째 보물가게는 ‘상미패션’.

아이들이 보물을 보여 달라고 졸라대자 이 가게 최영규씨(62)가 못 이기는 척 옷더미 속에서 색색의 ‘고리바지’를 꺼내 들었다 바지 밑단에 발 뒤꿈치를 끼워넣을 수 있도록 고리가 달린 ‘고리바지’는 1990년대 초반에 선풍적으로 유행한 옷이다. 최씨는 20여년 전 팔다가 남은 것을 버리지 않고 아직까지 보관해 왔다. “너희들이 잘 입는 쫄바지 있지? 그 옷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시장에 오면 이렇게 의류계가 어떻게 변하고 발전해 왔는지도 알 수 있단다.”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윤효원씨(65)의 보물은 ‘맷돌’이고, 과일과 김을 팔고 있는 정천석씨(60)의 보물은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김’이다.

32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행상을 하고 있는 권정엽 할머니(68)는 본인의 존재 자체가 남문시장의 보물이다. “할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렇게 장사를 하면서 너희 같은 자식들을 키우고 대학에 보내고 장가도 보냈단다. 힘들지 않았냐고? 그저 고마운 일이지.”

아이들은 시장을 돌며 경제를 배우고 삶을 배운다. 야채가게 앞에는 ‘감자의 여행일지’, 속옷가게 앞에는 ‘면내의의 여행일지’가 붙어 있다. 아이들은 만화로 그려진 여행일지를 보며 집에서 먹는 사과와 감자가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자신의 손에 오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이동근 자바르떼 대표는 “‘남문탐험대’ 프로그램은 학교 선생님-시장 상인-사회적기업의 3자가 머리를 맞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깨끗하게 진열된 마트만 봐온 요즘 아이들이 상인과의 교감을 통해 흥정이 가능하고 정이 오가는 시장을 무척 재밌어 하더라”고 말했다.

1970년대 세워진 남문시장은 120여개의 점포가 양옆으로 쭉 늘어선 골목형 시장으로 주변에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남문시장이 자바르떼와 손을 잡은 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남문탐험대’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상인들이 직접 선생님으로 나서고, 오는 11월9일 ‘야시장’ 축제를 여는 것도 계획 중이다. 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풍물, 밴드, 합창, 댄스 동아리들도 직접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수산물을 팔고 있는 ‘대박수산’ 고창용씨(53)는 “재래시장을 살려보기 위해 상인들이 힘을 모으면서 요즘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남문탐험대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경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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