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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과 ‘양극화’…서울 대림동 조선족의 두 얼굴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9.03일 15:09

조선족 타운’ 대림동을 가다

대부분 청소·식당 주방 등 일용직으로 시작

일부 조선족, 사업 대박·자금력 있어 ‘떵떵’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은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조선족 타운’이다. 대림동 내에서도 번화가로 꼽히는 대림2동은 거주자 중 40%가 중화권 인구다. 기자는 조선족들의 삶의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일 대림동을 찾았다.

1일 오후 4시 대림역 12번 출구. 이 곳 주변은 대림동 안에서도 번화가다. 평일 밤이나 주말이면 조선족·중국인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 방문한 시각은 아직 이른 저녁임에도 사람들이 즐비했다.

한자가 빽빽한 간판과 곳곳에서 들리는 중국어는 이 곳이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중국인이 즐겨먹는 양꼬치, 만두, 고량주를 파는 가게가 많이 보였다. 중국 가요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과 술집도 많았다. 길거리에는 중국 특유의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었고, 정체 모를 트로트를 틀며 장사하는 엿장수도 눈에 띄었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한국에 체류하는 조선족은 63만2000여명이다. ▲2013년 49만7000여명 ▲2014년 59만여명 ▲2015년 62만6000여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에 따라 대림동의 중화권 인구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에 31.2%에서 지난해에는 40.4%로 늘어났다.

코리안드림 꿈꾸며 왔지만

이 날 만난 조선족들은 한국에 건너온 이유에 대해 ‘돈’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보다 한국에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얘기다.

처음 입국한 조선족들은 직업소개소 등을 이용해 일자리를 구하는 게 대부분이다.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임금이 체불되거나 한국인에 비해 적은 경우도 있다. 한 직업소개소 앞에서 만난 김 씨(44)씨는 “한국에 와서 한 회사에서 일했는데 같은 일을 해도 한국 사람보다 월급이 적었다. 현재는 건물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는데 다른 일자리가 있는지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

직업소개소 주변에는 구인 안내판이 있다. 이 안내판에는 나이·성별·근무지·근무조건·월급 등 간단한 일자리 소개가 돼 있는데 ‘3D(기피) 업종’이 대부분이었다. 공사 잡부, 농장, 건물 청소, 식당 주방, 전단지 배포, 식료품 공장 등이 많았다.

길거리에서 양꼬치 전문점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황 씨(50대 후반·여)에게 말을 건넸다. 6년 전 돈 벌러 한국으로 넘어왔다는 황 씨는 “현재 전단지 작업 포함 투잡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나마 적응돼서 괜찮지만 정착 초기에는 식당 서빙, 건물 청소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고 말했다. 대림동 주변서 200/27만 원짜리 반지하에 살고 있다는 그는 가족은 어디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남편은 중국에 떨어져 살고 있고 30대 아들이 가끔 한국을 찾는다”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길거리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박용해(35)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듯했다. 11년 전 할머니와 중국 길림성에서 왔다는 박 씨는 “그 당시 한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었다”며 “부모님이 이미 한국에 있었고 오래전에 이곳으로 와 지금은 삶이 많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 노점에서 닭가슴살 튀김과 두부 튀김 등을 팔고 있었다. 한국서 길거리 음식은 기본적으로 불법인 거 아느냐는 기자의 조심스런 질문에 박 씨는 “잘 안다. 안 그래도 최근에 구청에서 단속 나와서 벌금을 물었다. 어서 돈 벌어서 조그만 가게 여는 것이 소원이다. 근데 가게가 너무 비싸 지금은 엄두를 못 낸다”고 푸념했다.



조선족도 빈부격차

최근 대림동 일대는 중국인과 조선족 중산층 인구가 늘면서 상권이 발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변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다. 한 부동산 가게 강 모 대표는 “목이 좋은 대림역 일대 가게들의 월세는 몇 년 새 크게 뛰어 600~700만 원 정도고, 권리금은 2~3억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종 손님들이 ‘집값이 강남만큼 비싼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선족이라고 다 못사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만난 조선족들의 말에 따르면 김 모(54)씨는 최근 역 부근에 고급 중식당을 열어 소위 대박을 쳤다. 몇 년 새 체인점도 2곳을 더 냈고, 중국에 있는 가족들까지 불렀다고 한다.

기존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 한 부동산 가게 앞에서 만난 김용길 씨(72)는 “중국에 아파트와 땅이 있어서 이것저것 합하면 한 달에 200만 원 정도 들어온다”며 “부양할 가족도 없어 경제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돈 있으면 살기 좋은 곳”이라며 “중국에 땅이 있거나 돈을 많이 가지고 온 사람들은 이곳에서도 무리 없이 잘 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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