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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몽골 ‘현대병’으로 몸살

[기타] | 발행시간: 2013.01.16일 13:01
세계에서 가장 추운 수도인 몽골의 울란바토르가 급격한 현대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목민들이 유목생활을 정리하고 도시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영하 35℃ 이상인 울란바토르에서 이들이 쓰는 땔감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졌다. 교통체증도 극심해져 단거리는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걸어가는 편이 훨씬 빠를 정도다.

유목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거주하고 있어 인구밀도가 낮은 몽골은 구소련 붕괴이후 경제가 마비된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 중 하나로 도약했다. 광산업이 호황을 맞은 덕분이었다. 여기저기서 석탄과 구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노리는 투자금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바로 옆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자원 소비국 중국으로 팔려나갔다.

구소련 붕괴 이후의 몽골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울란바토르의 도로들은 모두 텅텅 비어있었으며, 도시의 유일한 전력 공급원이자 시민들의 난방원인 거대 발전소가 겨울을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지가 큰 걱정거리였던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 이런 기본적인 욕구는 사라지고,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당될지언정, 버버리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명품에 대한 욕구가 울란바토르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요즘 울란바토르는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시름하고 있다. 환경오염과 교통체증은 물론이고, 그간 몽골의 성장동력으로 인식되던 광산업 투자에 반대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몽골인들의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인 중국인들이 대형 채광 사업을 통해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몽골의 반중 정서는 몇 세기에 걸친 전쟁과 압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광산업으로 창출된 거대한 부의 효과는 모든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몽골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17%와 12%라는 눈부신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실업율은 9%에 육박하며 280만 명의 국민 가운데 3분의 1이 여전히 빈곤층이다. 몽골인들의 주식인 우유와 육류 가격은 지난해 무려 50%나 치솟았다. 경기 과열과 통화량 급증에 따른 결과다. 12월 초 몽골을 방문한 UN 관계자는 광산업의 활황 속에서도 몽골 빈곤층은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몽골 정치인들은 중국 기업의 석탄광산 매입을 규제하려는 목적으로 외국인투자법을 통과시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후 10월 몽골 정부는 2009년 리오 틴토와 체결한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오유 톨고이’라고 불리는 70억 달러 규모의 동광을 개발하는 대규모 채굴사업이었다. 리오는 이와 관련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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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제정된 외국인투자법에 따라, 채굴∙금융∙통신 분야에 투자하고자 하는 대형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앙 정부의 내각 및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몽골과 같이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국가에서 이러한 승인 절차가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 한 명이 비리 혐의로 구금된 사건, 오는 5월 치러질 대선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몽골 광산업의 규제를 강화하는 법도 발의되면서 재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법과 관련해 지난주 몽골 전경련은 “몽골의 광산업계를 모두 문닫게 할 수 있는 조치”라면서 강력히 규탄했다.

2012년 중반 이후 신규 외국인 직접투자도 말라버린 상태라는 게 지역정부와 재계 대표들의 주장이다.

몽골의 대기업 중 하나인 션클라이 그룹의 간조리그 V. 전략기획팀 이사는 “새로운 규제는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다. 몽골이 투자에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며 반대했다. 션클라이 그룹은 부동산, 모드카, 이동통신, 광산 등 다양한 업계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다.

해외 투자가 둔화된 시기와 맞물려 울란바토르에는 급격한 인구 유입이 일어났다. 일자리와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자녀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을 찾아 상경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많은 몽골인들은 시골에서 사용하던 펠트 천막을 짊어지고 와 울란바토르에 설치했다. 초원지대에서는 몇 마일씩 떨어져 설치되는 천막들이 도시에서는 서로 다닥다닥 붙어있으며 하수처리며 수도와 난방 시설도 없는 열악한 상황이다.

일자리를 찾아 울란바토르로 이주하는 유목민들의 발길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호텔과 아파트가 호황을 맞고 있다. 리버스톤이라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원목마루와 독일산 3중창이 설치된 방 2개짜리 아파트가 8만 달러에 분양되고 있다. 서양 국가의 관점에서 보면 싼 가격이지만 일인당 국민소득이 3,500달러에 불과한 국가로서는 상당히 높은 금액이다. 지난 해에는 일본 정부의 원조를 받아 건설한 다리 하나가 개통됐다. 다리의 개통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고 리버스톤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고 있는 바산서렌 B.는 말한다.

그는 건너편에 자리잡은 또 다른 개발업체의 빌딩을 가리키며 “저 빌딩은 다리가 개통된 후 가격이 20%나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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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리버스톤 아파트단지 건설 현장에서는 인부들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두툼한 벙어리 장갑을 낀 한 인부가 포장용 돌을 손수레에 싣고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인부는 얼어붙은 모래 더미를 곡괭이로 내리치고 있었다. 인부들의 하루 일당은 10~15달러선이다. “인부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고 있다”고 바산서렌은 말했다.

울란바토르 인구의 4분의 1은 게르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원형 펠트천막 또는 콘크리트 집에 거주하며 대부분 언덕 위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초원에서 인구가 대거 유입된 이후 현재 울란바토르에는 몽골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2000년 초반 30%였던 것에 비해 인구밀도가 크게 늘었다.

게르라고 알려진 이들의 임시 거주지역에서는 노점상들이 석탄이나 나무가 가득 담긴 봉투를 판매한다. 난방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과 나무는 울란바토르 공해의 주범이기도 하다. 전화번호부만한 크기의 땔감 봉투 한 개 가격은 90센트다. 12월에는 밤 기온이 영하 35℃까지 내려가는 건 예사다. 많이 올라봤자 영하 18℃ 정도다.

물은 공동 펌프실에서 길어다 사용한다. 물병 하나를 채우려면 몇 센트 정도 든다. 화장실에 간다는 건 바들바들 떨며 원시적인 옥외 변소에서 볼 일을 봐야 한다는 걸 뜻한다. 샤워를 하려면 목욕탕에 가야 한다. 입장료가 미화 1달러 정도 들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씻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초원에서 울란바토르로 인구 대이동이 일어난 결과 기간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대도시가 탄생했다. 일례로 울란바토르에서는 아이들이 집에서 제대로 씻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이에 로터리클럽 몽골지부는 학교에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설치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게르 지역 인근에 위치한 청각 장애인 학교에서 청각학자 겸 의사인 단가서렌 B. 박사가 로터리클럽이 설치한 공동 샤워실을 보여주었다. 학생 300명 중 대부분이 일주일에 한 번꼴로 15분씩 돌아가며 이곳에서 샤워를 한다고 한다. 어찌나 추운지 학교 안에서도 스웨터 세 겹에 흰색 가운을 겹쳐 입은 박사는 “아이들을 청결하게 해주니 부모들이 상당히 기뻐한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사진을 씌운 노트를 휙휙 넘겨 보였다. 관리사 한 명이 샤워를 한 학생의 명단을 기록한다는 노트였다.

그는 “전에는 아이들의 청결 상태가 말도 못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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