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들도 공격 가세
중국 정부가 자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발언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한 국가 지도자가 이웃나라를 뻔뻔하게 공격하고 역내 국가 간 적대감을 부추기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외교정책을 왜곡하거나 영토문제와 관련해 적대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훙레이는 "일본은 즉시 관련 발언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들도 공격에 가세했다.
신화통신은 "아베가 또다시 '중국 위협론'을 내세워 자신의 강경외교 정책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사실과 다른 발언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아베의 발언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개선 노력을 후퇴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양국관계 악화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22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아베 총리의 발언은 죄를 저지른 사람이 먼저 고소장을 낸 것처럼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중일 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려는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총리는 이날 보도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교육정책에서 반일 감정을 배양하는 애국심 교육이 개혁ㆍ개방 정책보다 우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시장경제 도입으로 상실한 정당성의 기둥 가운데 하나를 채울 것이 필요해졌고, 이에 높은 경제 성장과 애국심을 삼았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이런 과정에서 중국이 자원 확보를 위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강압과 협박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애국심을 강조한 교육시스템에서 성장해온 중국민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훙 대변인은 22일 외교부 브리핑에서도 아베 총리를 재차 비판했다.
그는 "일본 지도자가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중일 대립을 선동하는 발언을 한 것에 강렬한 불만을 표시한다"며 "중국은 이와 관련해 일본에 외교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 정상적인 해양 활동을 하고 있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항행 자유 및 안전은 중국 때문에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일본이 중국 위협론을 들고 국제 여론을 오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일본에 가진 반감은 일본의 역사적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일본이 침략 역사를 심각히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아베 총리가 중국의 정치 체재를 비판한 것을 두고 훙 대변인은 "중국은 앞으로도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갈 것"이라며 "누구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와 매체들이 아베 총리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번 방미를 통해 센카쿠 분쟁 등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베 총리의 방미 목적이 중국 견제를 위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데 있으며 양국이 공동전선을 형성하면 자국의 운신 폭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접근에 맞서 내달 양회를 마친 뒤 러시아를 방문, 양국간 협력관계를 강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