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일 만인 4일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키로 한 것은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상당히 이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등 새 정부 조직개편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국회에 거듭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들도 국정운영이 차질을 빚을 정도로 정치적 위기에 놓이거나 중요한 결단이 필요할 때 대국민 담화 형식을 빌어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87일 만인 2008년 5월22일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당시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이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던 때다. 이 전 대통령은 시종 엄숙한 표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입니다”라며 총 세 차례에 걸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48일만인 2008년 4월13일에도 미·일 순방을 계기로 가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한 달여 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매주 담화 형식의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한 지 21일째 되는 2003년 3월14일에 대국민 담화를 내놓았다. 이 전 대통령이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은 ‘정치적 결단’을 알렸다는 점에서 담화의 내용은 차이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대북송금 특검법안 처리 결과에 대한 대통령 특별담화’를 통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던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원안 공포한다고 발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총 9차례에 걸쳐 대국민 담화를 가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임기 2년차를 마무리하는 1999년 12월29일에 이뤄졌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송년 특별담화’에서 새 천년을 앞둔 시점에서 지역갈등과 부정부패 등을 청산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피용익 (yonik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