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전국 전수조사 결과… 입학 때 전국 71곳 해당
입학금과 교육과정 교육비(수업료), 방과후과정 교육비를 합쳐 입학할 때 100만원 이상 내는 유치원이 전국에서 7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21개 유치원은 입학비를 제외한 연간 교육비가 1000만원이 넘어 등록금 최상위 대학들보다 비쌌다. 정부가 올해부터 만 3~5세 아동에게 유치원 교육비를 지원하며 ‘무상보육’을 강조했지만, 학부모들의 유치원비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7일 올해 처음으로 공시된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e-childschoolinfo.mest.go.kr)를 통해 전국 8383개 유치원을 전수조사한 결과 입학금·수업료·방과후교육비를 합쳐 입학 때 월 100만원 넘게 내는 유치원은 71곳이었다. 흔히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학원 영어유치부와 놀이학교 등은 학원으로 분류돼 유치원 공시정보에 빠져 있다.
고액 유치원 71곳 중 69곳은 서울(58), 경기(8), 인천(3) 등 수도권에 몰려 있고 나머지 2곳은 대구 수성구과 전남 여수시에 있다. 고액 유치원들은 모두 사립으로 부자동네에 집중돼 있고, 대학 부설유치원도 전반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위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우촌유치원으로 세 가지를 합친 유치원비가 월 196만원이었다.
입학금을 뺀 연간 교육비가 1000만원을 넘는 유치원은 모두 21곳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하는 대학 알리미 사이트에서 지난해 가장 높았던 한국산업기술대(907만원)의 등록금을 웃도는 것이다.
유치원비가 비싼 것은 지자체에서 보육료 상한을 정하고 있는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비는 원장이 자율적으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유아교육법 시행규칙(6조)에는 ‘사립 유치원 수업료는 원장이 정하되, 교육감은 각 유치원별 실정과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정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실상 교육감이 감독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금년 중 정부에서 물가 범위 이상의 유치원비 인상을 억제하는 원비상한제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치원 교사인 김은형씨는 “중·고교와 달리 유치원은 사립과 국공립의 이원화가 뚜렷하다”며 “어린 자녀들의 통학거리를 고려하면 학부모들의 선택권은 사실상 제한된 상태에서 인기 있는 사립 유치원들이 배짱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호숙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국공립 유치원 숫자는 지역별 편차가 크다”며 “수요가 많은 대도시 과밀지역에 공립 단설유치원을 많이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송현숙·이혜리 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