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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문학의 돈되는 중국경제] 공자와 함께 되살아 난 풍수의 화려한 부활

[기타] | 발행시간: 2013.07.29일 09:14

“복 있는 사람은 미모를 갖춘 사람에 비유할 수 있고, 길 한 집은 마치 좋은 옷을 입고 길을 가는 것과 같은데 하늘에서 좋은 것을 더해주는 격이다(人之福者 喻如美貌之人 宅之吉者 如陋巷之人 得好衣裳 神采尤添一半)”

경제 발전으로 요즘 먹고 살만해 진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풍수사상을 잘 표현한 이 구절은 유명한 도가서인 삼원경(三元經)에 나온다.

중국 부자들이 건물을 짓거나 사업을 할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는 심정으로 전통 사상인 풍수를 활용하면서 ‘봉건시대의 미신’으로 금기시 해 온 지 60여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공자를 재조명하기 시작하면서 부활한 중국 전통사상 가운데 요즘 뜨는 수혜주로 비유하면 어떨까.

모든 만물 사이에 기가 흐른다는 중국 풍수사상의 발원지를 추적해 들어가 보면 놀랍게도 장시(江西)성 남부와 푸젠(福建)성 내륙으로 압축된다.

전문가들끼리는 장시성 계열은 지형 중시형 이고 푸젠성 계열은 하늘의 운행 이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구별하는 모양이다.

원래 황제의 궁궐 터나 능묘를 쓰기 위해 연구되기 시작한 풍수가 한족의 주류를 벗어나 남부 산악지방으로 온 이유도 그럴 듯 했다.

당나라 말기 혼란한 틈을 타 황제가 독점하고 있던 풍수 비밀을 민간에 흘린 풍수사가 있었는데 붙잡혀서 수도인 서안에서 이 곳 남부 산악지방까지 유배 왔다는 것.

이런 고사를 이어가고 있는 장시성 싱궈현 산랴오(三僚)촌은 난창에서 남쪽으로 약 300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마을이다.

민간 풍수 발원지 답게 두 갈래로 흐르는 강을 끼고 논 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이 마을에는 약 1000여 세대 5,0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이중 3000명이 풍수사다.

200여명은 아에 외지에 나가서 풍수를 봐주고 돈을 벌고 있고 마을에 남은 사람들도 농사일 외에 1500위안 이상 번다고 한다.

광저우와 푸젠 홍콩 등 지에 오피스빌딩이나 아파트 공장 지방정부 청사 부지를 봐주고 연간 10만위안을 번다는 쩡쉔량(曾憲良)씨는 고등학교를 나와 가업을 승계한 케이스.

문화대혁명 때는 지주 출신이라는 점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고 미신이라며 풍수를 공부하는 것 조차 금지 당했다고 한다. 밤에 근교에 사는 풍수사를 찾아가 배우기를 거듭했으나 90년대 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해서는 안되는 공부였다.

마침 2000년대 들어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전통 문화도 각광을 함께 받으면서 음지의 풍수사들도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지리적인 위치를 잡아주는 것 외에 설계와 내부 장식도 풍수의 입장에서 하도록 조언을 하는 데 도시의 경우 길이나 자력의 방향 등에서 나오는 기류를 읽는 게 중요하다고 쩡씨는 말한다.

특히 기업에서 사장실의 위치를 잡아주거나 기가 잘 흐르는 곳에 현관을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는 중국 풍수사들은 풍수는 점이 아니라 주변의 환경에 따른 심리적 영향을 판단하는 직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풍수사들이 인기를 얻고 고소득을 올리는 데는 흔히 기분이 좋으면 만사가 잘 풀린다는 생각이 현대 산업화를 겪고 있는 중국인들에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 풍수사 가운데에는 공무원도 있다. 촌 당서기를 겸직하며 풍수를 봐주는 쩡쉔원씨는 연수입이 무려 100만위안을 넘는다고 자랑한다. 외지에서 풍수사로 돈을 버느라 공무는 휴대폰으로 한다고 할 정도다.

풍수 원조들 외에도 상하이에서 이름을 날리는 여성 풍수사 리시우샤(李秀霞)씨는 아예 컨설팅 회사를 운영중이다.

풍수를 봐주는 것 외에도 전통 중국 역술인 역경에 따라 개인이나 회사의 운명을 봐주기도 하고 투자나 결혼 운세를 비롯해 건강운세 등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회사 형태로 운영되다보니 풍수는 1평방 미터당 30위안, 운세를 봐주는 것은 1인당 800위안등 정액제다. 완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하루 종일 쉬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개인이나 기업 고객이 몰린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운세를 봐주고 영수증을 발급할 정도로 공식화된 풍수사는 이제 중국에서 공자가 복권한 것처럼 문화 주류로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지난 2005년 베이징에서 열린 풍수 부동산 포럼은 정치인 고객도 생겨날 만큼 일반화된 풍수사상을 대내외에 알리게 된 분수령이었다.

대지의 기운을 인간이 받아들여 잘 활용하는 기술인 풍수는 잘 만 활용하면 종교와 같은 정신적 위안을 줄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일까. 기는 기본적으로 산을 따라 흘러내려 물을 만나면 그친다는 단순한 속설을 큰 돈벌이로 연결시키는 중국식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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