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6명이다. FA 자격을 취득한 21명 가운데 76.2%다. 4명 중 3명은 FA를 신청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5명은 FA 권리를 포기했다.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4년도 FA 신청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FA 대어 및 준척이 모두 권리를 행사한 가운데 박경완(41·SK), 송지만(40·넥센), 김일경(35·LG), 박기혁(32·롯데), 오승환(31·삼성) 등 5명은 FA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들은 왜 어렵게 얻은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았을까. 해외 진출, 현역 은퇴, 성적 부진 등 저마다 사유가 있다.
대졸 8년차인 오승환은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국내에 한해서다. FA로 해외 진출하기 위해서는 9시즌을 채워야 한다. FA를 신청하지 않고 삼성의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대졸 8년차인 오승환은 국내 FA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이 FA 자격은 국내에 한해서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9시즌을 채워야 가능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구단의 동의 아래 진행해야 했다. 따라서 오승환으로선 FA 선언 대신 삼성의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한국 역대 최고의 포수로 평가 받는 박경완은 더 이상 선수가 아니다. 지난달 현역에서 물러난 박경완은 SK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돼,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FA 시장에서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넥센의 맏형 송지만은 일찌감치 FA 권리 행사 포기를 선언했다. 18시즌 뛴 그는 넥센에 남아 1년 더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송지만은 “팀에서 선수 생활 연장 기회를 줬으니 여기에서 잘 마무리 하겠다”라며 FA를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기혁과 김일경은 ‘내일’을 기약하며 FA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 보여준 게 너무도 없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기혁은 내부 경쟁에서 뒤지면서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신본기, 문규현 등 후배에 밀리면서 31경기 출장에 그쳤다. 성적도 타율 2할 9타점 4득점으로 부진했다.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김일경은 올해 개점휴업을 했다. 지난해 44경기를 뛰었지만, 올해는 1군 경기에 얼굴을 내비치지 못했다. 2군에서도 5월 24일 NC전에 출장한 게 전부였다.
성적이 신통치 않으니 대우가 좋을 리가 없다. 요구에 맞는 대우를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어렵다. 더욱이 FA 보상선수 제도 탓에 난색을 보일 게 뻔하다. 괜히 FA를 신청했다가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될 바에, 1년 뒤를 기약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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