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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만 되면 치킨집 전화통에 불… 韓國은 지금 '소치 타임'

[기타] | 발행시간: 2014.02.14일 03:04

이상화·모태범 등 주요 경기 대부분 심야에 생중계… 직장인들 올빼미族 급증

대학생 석민재(24)씨는 매일 아침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집을 나선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지난 6일부터 매일 새벽 3~4시까지 각종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석씨는 "평소 동계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승훈·모태범·이상화 선수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기다리다 보니 컬링·루지·프리스타일 스키 등에까지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영어 학원에도 여러 번 늦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소치와 한국 간의 시차는 5시간. 우리 시간으로 오후 2시쯤 첫 경기가 시작돼 다음 날 새벽 4시 무렵까지 계속된다. 상당수의 '올빼미족(族)'들이 이 시간표에 맞춰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 대한민국은 '소치 타임(time)'을 따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이번 소치올림픽과는 상반된 시간표였다. 캐나다 밴쿠버와 한국의 시차는 17시간. 대부분의 경기가 새벽에 시작해 정오 전에 끝났다.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 등 인기 종목의 경기는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에 열렸고, 김연아 선수가 출전한 피겨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프리 스케이팅 경기는 오전 9시 30분과 오전 10시에 각각 열렸다. 당시엔 학교에서 다 같이 TV를 틀어놓고 주요 경기를 관람하는 학생들이나 길가에서 옥외 전광판을 쳐다보며 경기 결과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했던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500m·1000m 경기는 모두 오후 11시 이후 심야에 열렸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열기는 오히려 더 뜨거웠다. 특히 11일 오후 11시 34분부터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차 레이스의 시청률은 방송사 합계 55.9%를 기록했다. 또 자정 넘은 시간까지 이어진 2차 레이스도 41.6%의 합계 시청률을 보였다.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전국 가구의 거의 절반이 자정 넘는 시간까지 깨어 있었다는 얘기다.

메달 소식이 늦어지면서 '올림픽 특수'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 걱정하던 야식집, 특히 치킨집들은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서울 돈암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윤모(48)씨는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주문이 50%는 늘어났다"며 "원래 자정까지만 일했는데 요즘은 자정 무렵부터 새벽 2시까지가 가장 바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또 서울 대치동의 한 치킨집 사장 최모(36)씨는 "12일 모태범 선수의 경기 30분 전부터 주문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 다 받지도 못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치킨집과 통화하기조차 어려운 시간에는 아예 심부름 업체에 대신 배달을 시키기도 한다. 서울 논현동의 한 심부름 업체 매니저 고모(34)씨는 "치킨집에 주문하면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니 손님들이 우리한테 전화를 걸어 '○○치킨 한 마리 사다 달라'고 주문을 한다"며 "치킨 값에 배달비 1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지만 요즘 심야시간에 수십 통씩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회사에서 꾸벅꾸벅 조는 등 '올림픽 후유증'도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윤정은(여·29)씨는 우리나라 최재우 선수가 출전한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를 11일 새벽 3시까지 봤다가 오전 내내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윤씨는 "한참 졸다가 과장님께 걸려 깜짝 놀랐는데 '나도 졸려 죽겠다'고 해 동료 모두 웃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김문조 교수는 새벽 경기 관람 열풍에 대해 "과거에는 사람들이 비(非)인기 종목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 우리 선수들의 메달 가능성이 낮은 경기를 밤새워 지켜보는 일도 드물었다"며 "세계 최고 선수들의 플레이 자체를 즐길 만큼 여유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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