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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국물음식 열전 탕탕탕 <끝>] ③ 추어탕·추탕

[기타] | 발행시간: 2012.03.22일 04:01

서울 ‘곰보추탕’의 추탕. 서울식 추탕은 다른 지역의 추어탕과 달리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다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맑고 얼큰한'서울 추탕', 구수·걸쭉한'남원 추어탕'

탕요리가 대개 그렇지만 추어탕(鰍魚湯)은 특히나 서민의 음식이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은 "미꾸라지를 성균관 부근 관노들과 백정들이 즐겨 먹는다"고 기록했다. 점잖은 양반들은 추어탕을 즐겨 먹지 않았다는 말이다. 왜일까.

미꾸라지의 어원은 '밑이 구리다'이다. 들이마신 공기를 항문으로 내보내는 것을 옛 사람들은 방귀를 뀐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거지들이 추어를 잡아 만들어 팔던 음식"으로 알려져 이미지는 더욱 좋지 않았다. 서울 거지들은 청계천의 모래를 준설해 쌓아놓은 가산에 땅굴을 파고 살았다. 이들을 땅꾼, 그들의 두목을 꼭지딴이라 불렀다. 이 꼭지딴이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수구문(동대문 근처 광희문의 다른 이름) 근처에서 팔아 '수구문 추어탕'으로 이름이 났다고 한다.

추어탕은 일제 강점기까지만 해도 서울의 명물 음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전국적으로 퍼진 건 6·25전쟁 이후로 추정된다. 서울의 3대 추어탕집으로 꼽히는 '곰보추탕'과 '용금옥', '형제추어탕'이 80여년의 전통을 가진 반면, 전북 남원이나 강원도 원주 등 현재 추어탕으로 이름난 다른 지역은 가장 오래된 추어탕집이 50년 정도이다.

추어탕용 미꾸라지는 '미꾸라지'와 '미꾸리' 두 종류가 있다. 둘 다 경골어류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며 눈으로 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미꾸리는 몸통이 동그랗고 수염이 짧고, 미꾸라지는 몸통이 납작하고 수염이 미꾸리의 2배쯤 길다는 정도의 차이다. 미꾸리가 더 맛이 낫다고 하나, 요즘은 구하기 어렵다. 미꾸리냐 미꾸라지냐보다는 국산이냐 수입산이냐를 구분하는 편이 낫다. 국산은 배가 노르스름하고 뼈가 부드러운 반면, 대개 중국산인 수입산은 배가 검고 뼈가 억세 입안을 찌르거나 이 사이에 쉬 낀다. 속기 싫어서 미꾸라지를 통째로 쓰는 서울식 추탕을 먹는단 이들도 있다.

◇추어탕의 계보

추어탕은 크게 서울·남원·원주·경북 스타일로 나뉜다. 서울에선 다른 지역과 달리 추어탕이라 하지 않고 '추탕(鰍湯)'이라 부른다. 추탕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 점이 추어탕과 가장 큰 차이다. 미꾸라지를 갈지 않아 국물이 맑고 덜 텁텁하다. 양지나 내장 등 쇠고기로 국물을 내고 미꾸라지를 더한 다음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해 육개장처럼 얼큰하다. 두부와 유부, 버섯이 들어가는 점도 특징이다.

전라도 음식이 전국을 평정했듯, 추어탕도 남원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흔히 아는,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구수하고 걸쭉한 추어탕이 바로 남원식이다. 된장으로 양념하고, 우거지에 파, 들깨 등이 들어가고 부추와 산초가루를 곁들인다. 원주식 추어탕은 과거 여름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끓여 먹던 어죽 비슷하다. 고추장으로 간하고, 한 그릇씩 뚝배기에 담아 내지 않고 솥에 끓여 떠먹는다. 수제비를 떠 넣기도 한다. 강원도답게 감자가 빠지지 않는다. 깻잎과 버섯, 미나리가 들어가는 점도 다른 지역과 다르다. 경북 지역의 추어탕은 미꾸라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에서 잡히는 여러 민물 생선을 두루 쓴다. 된장으로 간을 하고 생선을 삶아 으깬다는 점은 남원과 같지만, 우거지 대신 시래기를 쓰고 들깨를 넣지 않아 투박하면서도 개운하다.

[추탕 서울]

서울에서도 추탕은 추어탕에 밀려 맛보기 힘들어졌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기도 하지만, 손님 취향에 따라 갈아주기도 한다.‘곰보추탕’과 ‘용금옥’, ‘형제추어탕’이 서울식 추탕 명맥을 잇고 있다.

●곰보추탕: 추탕 본래 맛을 가장 고스란히 유지한 식당으로 꼽힌다. 시아버지에 이어 80년 넘게 추탕을 끓여온 곰보추탕 사장 조명숙씨는 “국산 미꾸라지만 쓰고, 양을 정확히 달아 요리하는 게 비법 아닌 비법”이라고 했다. 미꾸라지를 갈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뼈가 확실히 부드럽다. 생강, 마늘, 후추에 재웠다가 붉은 고추와 깻잎을 다져 넣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미꾸라지 튀김’도 아주 맛있다. 추탕 1만2000원, 밥과 국물이 따로 나오는 따로추탕 1만3000원, 미꾸라지튀김 1만8000원. (02)928-5435, 동대문구 용두동 767-6

●남도식당: 전라도식 추어탕을 내지만 된장이 아닌 고춧가루로 맛을 낸다. 오전 11시 30분에는 줄을 서야 겨우 점심때 맞춰 먹을 수 있다. 위치를 묻는 전화가 하도 많아 전화를 아예 놓지 않았다고 한다. 중구 정동 11(덕수궁 돌담길 따라 정동극장 끼고 오른쪽 골목)

●남원추어탕: 남원에서 시작해 서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추어탕집. 추어탕 8000원. (02)2202-8305, 송파구 송파1동 8-3

●용금옥: 추어탕 1만원, 미꾸라지튀김 2만원. (02)777-4749, 종로구 통인동 118-5

●형제추어탕: 추탕과 추어탕 둘 다 한다. 추탕 국물은 소 내장으로 만든다. 추탕 1만1000원, 추어탕 1만원. (02)919-4455, 종로구 평창동 281-1

[추어탕 남원]

곰보추탕의 미꾸라지 튀김.

전북 남원이 추어탕으로 유명해진 건 미꾸라지가 살기 좋은 환경을 두루 갖췄고, 덕분에 미꾸라지 품질이 유난히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광한루원 근처에 추어탕집이 몰려 있다. 대개 1인분 8000원을 받는다.

●부산집: (063)632-7823, 천거동 160-163

●새집식당: (063)625-2443, 천거동 160-206

●합리추어탕: (063)625-3356, 천거동 160-8

●현식당: (063)626-5163, 천거동 150-6

[추어탕 원주]

추어탕은 강원도 원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 원주 최초의 추어탕집 ‘원주복추어탕’을 비롯하여 40곳이 넘는다. 대개 1인분 8000원이다.

●원주복추어탕: (033)763-7987, 개운동 406-13

●장터추어탕: (033)735-2025, 문막읍 문막리 222-3

●토정추어탕: (033)731-9354, 소초면 흥양리 1532-2

[추어탕 대구·경상북도]

●상주식당: 자연산 미꾸라지와 재래종 ‘조선배추’가 나지 않는 1월부터 2월 말까지는 문을 닫는다. 올해도 지난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7500원. (053)425-5924, 대구 중구 동성로2가 54-1

●역전추어탕: 여러 민물고기를 함께 넣고 끓인다. 전통추어탕 6000원. (054)371-2367,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8리 969-21

●청도추어탕: 다슬기로 끓인 ‘고디탕’도 인기다. 추어탕·고디탕 각 6000원. (054)371-5510,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8리 852-3

[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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