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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로 도망치다 객사한 유병언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7.24일 16:17
우한의 40도를 육박했던 날씨가 한풀 꺾인 듯합니다. 알다시피 중국의 3대 화로는 충칭과 난징 그리고 우한입니다. 왜 이 지역이 유독 여름 날씨가 더울까요? 중국인 말에 의하면 충칭과 우한은 평원에 해당하는 내륙 분지인데다 산림이 거의 없고 도시 중심에는 장강이 흘러가기 때문에 습기가 가득 차는 형국이라 하네요. 쉽게 말해서 더운 열기가 어디론가 빠져나갈 구멍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목욕탕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는 말도 하더군요. 수증기가 가득한 목욕탕이나 심할 경우에는 증기 사우나탕을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더위도 더위 나름이겠지만 이런 습한 공기가 지배하는 더위는 정말로 짜증이 납니다. 더구나 온도가 37도 정도를 넘어서면 34도 이하와는 상황이 아주 다릅니다. 식당 안에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감당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여름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면 덥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40도의 습한 여름 날씨를 경험해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상상하기 힘들 겁니다. 그래서 34도나 38도나 결국은 “아주 덥다”는 보통의 생각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1, 2도의 차이가 결코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렇듯 어느 정도의 한계 상황이 되면 간발의 차이는 아주 엄청난 결과를 초래합니다.

외람되지만 사람의 일생도 그러한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일대기를 보면 누구에게나 결정적인 고비가 있더군요. 사느냐 죽느냐의 고비, 망하느냐 흥하느냐의 고비가 있는 겁니다. 합격 했느냐, 떨어졌느냐, 간발의 차이로 1등으로 들어 왔느냐 아니면 2등이 되었느냐. 이런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헤쳐 나왔을 경우에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죽을 고비를 넘겨야 사는 겁니다.

월남에서 돌아온 장병들, 6.25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전사들,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황영조 선수 등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을 겁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우리는 죽는 겁니다. 신체가 죽을 수도 있고 사업이 망가질 수도 있고 명예가 땅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신이 죽거나 육체가 죽거나 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면에서 보면 나름 열심히 살다가 아름답게 생을 마감한 육체의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연장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죽을 고비를 수 없이 넘기고 살아남은 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심도 갖고 우러러 보기도 합니다. 부를 축척하고 성공한 사람들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존경을 받습니다. 그 사람이 정말로 여러 번의 죽을 위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업을 일구었다면 존경 받아 마땅한 겁니다. 종교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디와 부처 그리고 공자와 예수도 어떤 면에서 보면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들입니다. 아니, 오히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와 공의 그리고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위해서 그리고 하늘의 뜻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 죽을 고비에서도 당당하게 “죽으면 죽으리라”는 자세를 보였던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죽음은 실로 장엄한 무게와 우리를 일깨우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죽을 고비를 담대하게 넘기고 마침내 육체의 죽음을 맞이했기에 결코 영원히 죽은 것이 아닙니다. 황망하게 딴 짓을 하다가 죽은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의 반대 세력에 의해서 쫓김을 당하다가 죽은 것도 아닙니다. 그리하여 하늘은 이들에게 마침내 아름다운 육체의 죽음을 선사 하는 겁니다. 축복이고 선물입니다. 영원한 천국에서 영생하라는 신의 명령이자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인 '숲속의 추억' 근처 매실밭에서 발견된 유병언의 시신이 구급차로 후송회독 있다.

엊그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병언 씨가 죽었다는 소식입니다. 아마도 갑자기 들이닥친 검찰을 피해서 황급히 도망을 치다가 인근의 매실밭 풀더미에서 객사를 했을 겁니다. 천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점퍼도 수천억의 그의 재산도 그가 야밤에 혼자서 숨을 헐떡거리며 도망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던 겁니다. 오죽 급했으면 만 원짜리 한 장 없이 뛰쳐나간 겁니다. 그랬습니다. 그는 그 당시에 죽을 고비를 맞이했던 겁니다. 죽기 살기로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잡히면 죽는 것이고 도망을 치면 사는 겁니다. 명색이 종교 지도자라 칭했던 사람이 이렇게 비겁했던 겁니다. 그러나 그는 죽느냐, 사느냐의 죽을 고비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진정으로 몰랐을 겁니다.

저는 금수원을 인의 장막으로 친 많은 구원파 신도들을 보면서 그래도 이유를 불문하고 유병언이라는 사람에게는 그 뭔가가 있을 거란 일말의 기대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그를 보호하려는 정신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정신으로는 누군가를 위해서 자기 몸을 희생하겠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금수원의 신도들은 그랬던 겁니다. 어찌 유병언이를 쉽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불법과 부정으로 돈을 축재한 사람이 이 세상에 그 사람 혼자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벌레와 온갖 세균과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백골의 상태로 죽어 간 겁니다.

그렇습니다. 신은 아무에게나 죽을 고비에서 건져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건질 해야 건져지는 겁니다. 아무리 종교라는 신앙으로 포장을 해도 하늘을 속일 수는 없는 겁니다. 지금도 이 땅에는 이런 아류의 종교 지도자들이 겉모습을 위장하고 멋있는 설교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백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온갖 죄악을 저지르는 위정자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듯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죽을 고비를 만나면, 유병언이가 그랬던 것처럼, 황급하게 도망을 치다가 명예도 육체도 다 죽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늘은 결코 죽을 고비에서 헤매는 자들에게 모두 자비와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dw6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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