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치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처럼 종이가 저절로 움직여 로봇으로 변신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로버트 우드 미국 하버드대 마이크로로보틱스연구실 교수팀은 종이가 스스로 몸을 접고 일어서서 움직이는 ‘종이로봇’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를 통해 소개했다.

　　이 종이로봇은 바닥 위에 펼쳐져 있다가 서서히 바깥쪽 다리 4개를 접으면서 일어선다. 이어 모터가 달린 몸통을 일으켜 세우고 안쪽에 달린 작은 다리도 접어 움직일 채비를 마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4분 30초, 로봇 전체 길이는 10㎝ 정도다. 이 로봇은 바깥쪽 네 다리를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초속 5㎝의 속도로 전진한다.

　　종이가 저절로 움직인 비결은 재질로 사용된 ‘형상기억 폴리머(shape memory polymer)’에 있다. 형상기억 폴리머는 외부 힘이 작용해 모양이 변했어도 온도나 습도에 따라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녔다. 투명한 판에 그림을 그린 뒤 오려 오븐에 구우면 크기가 작아지고 딱딱해져 열쇠고리 등의 액세서리로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장난감 ‘슈링키 딩크(Shrinky dinks)’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재질의 얇고 잘 휘는 기판 위에 종이를 입히고 관절 부위마다 이런 형상기억 폴리머를 붙였다. 기판에 전기가 흘러 온도가 100도 가까이 올라가면 폴리머가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변형을 일으켜 로봇 조립이 이뤄진다. 접힌 각도나 방향은 폴리머 물성에 따라 각각 달라 연구팀은 미리 기판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변형 패턴을 입력했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에 총 1만1000달러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계·디자인 등이 확보된 만큼 이와 비슷한 로봇을 만드는 데는 100달러면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터와 배터리에 80달러, 기타 골격에 20달러가 든다는 것이다.

　　우드 교수는 “이 종이로봇을 더 발전시켜 건물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을 하거나 방사능 오염지역 순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