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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포르셰' 참다랑어 222㎏ 15억

[기타] | 발행시간: 2014.09.06일 09:24

참다랑어 : 다랑어 종류 중 가장 비싸다. 큰 것은 수억원에 거래된다. 반대로 가장 싼 다랑어는 참치 캔에 들어가는 가다랑어다.

‘어동육서(魚東肉西)’. 차례상을 차리는 원칙 중 하나다. 생선은 동쪽에, 이른바 ‘육고기’라는 건 서쪽에 올리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 옛날 어동육서는 그리 많지 않은 집안에서만 지킬 수 있는 원칙이었다. 돛단배로 고기를 잡고 운송수단마저 변변찮던 그 시절에는 웬만한 집안이 아니고서는 차례상에도 생선 한 마리 올리기가 힘들었다.

 이젠 세상이 바뀌었다. 어군탐지기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같은 첨단 장비를 갖춘 원양어선들이 남극까지 가서 생선을 대량으로 잡아온다. ‘국민생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요즘 세상에도 언감생심 맛보기 힘든 ‘귀족생선’이 있다. 참다랑어가 대표적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심지어 잠잘 때도 쉬지 않고 헤엄친다고 해서 ‘바다의 포르셰’란 별명이 붙은 생선이다. 지난해 1월 5일 일본 쓰키지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222㎏짜리가 1억5540만 엔(약 15억원)에 낙찰됐다. 쓰키지 수산물 도매시장이 경매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가다. 이 참다랑어로 만든 초밥은 접시당 60만원꼴이었다.

 국내에서는 올 3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길이 2m(190㎏)짜리 한 마리가 350만원에 팔렸다. 국내 횟집에서 참다랑어는 1인분에 15만원쯤 한다. 그 이하 값으로 먹었다면 참다랑어가 아니다. 눈다랑어·황다랑어·날개다랑어 같은 종류다. 참다랑어는 당도 높은 사과 맛이고, 황다랑어는 바람 든 무 맛이라고 한다. 부위별로 영양성분이 다르고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지방이 풍부한 뱃살이 비싸다.

 워낙 비싸다 보니 국내에서도 양식에 나섰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 육상수조에서는 무게 50㎏짜리 참다랑어 400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참다랑어들은 지중해 섬나라인 몰타 앞 바다 속에서 채취한 수정란 300만 개를 국내로 들여와 부화시킨 것 중 일부다.

 수정란을 들여올 땐 특급작전이 펼쳐졌다. 32~36시간이 지나면 알이 깨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빨리 가져와 수조에 넣어야 한다. 비행기를 타면 되지만 몰타에서는 우리나라로 오는 직항노선이 없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인천공항을 거쳐 제주로 와야 한다. 미래양식연구센터 지승철(43) 연구사는 “통관 절차까지 1분 단위로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라며 “숱한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귀족생선 족보에 다금바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원래 이름은 ‘자바리’다. 다금바리라고 부르는 제주 방언이 굳어져 이젠 다금바리가 본명이 됐다. 1㎏에 15만~20만원쯤 한다. 눈알부터 내장까지 못 먹는 부위가 없다. 참치처럼 부위마다 색다른 맛을 낸다. 특히 볼살은 찰기가 찰떡에 가깝다. 최근 일본에서 양식 다금바리가 들어왔지만 후쿠시마(福島) 방사능 여파로 인기가 없다.

 붉바리는 다금바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다 자란 게 40㎝ 정도로 작다. 요즘은 다금바리보다 더 귀해서 먹기 힘든 어종이다. 가격은 다금바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당 20만원 선이다. 주로 제주도 일대에서 잡힌다. 흰 살 생선으로 맛이 담백하다. 7∼8월에 가장 맛이 좋다.

 ‘짝퉁 다금바리’라 불리는 능성어도 있다. 회로 썰면 다금바리와는 달리 붉은빛을 띤 층이 있다. 다금바리의 절반 값인 ㎏당 8만~9만원 선에 맛볼 수 있다.

 갓돔이라고도 불리는 돌돔 역시 귀족생선 족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성게나 소라처럼 껍데기가 단단한 어패류 등을 이빨로 깨물어 속살을 먹는 물고기다. 육질이 단단해 씹는 맛이 그만이다. 온대성 어류로 수온이 섭씨 20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6~7월에 많이 잡힌다. 회뿐 아니라 머리·뼈를 이용해 탕을 만들면 깊은 맛이 우러난다. 역시 ㎏당 15만~20만원 선.

 줄가자미는 상어처럼 등껍질이 거칠거칠하다. 넙치(광어)나 도다리와 비슷하지만 한번 맛을 보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남해안 수심 100~150m에서 잡힌 것을 최고급으로 친다. 수족관에 넣어두면 잘 죽기 때문에 횟집에서 보기 힘들다. 가격은 다금바리를 능가한다. 1㎏을 맛보려면 20만~25만원은 줘야 한다.

 과거에는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최근 들어 고급 어종으로 팔자 고친 생선도 있다. 쑤기미는 지느러미로 독을 쏜다고 제주도에서는 ‘쏠치’라고 한다. 지느러미 가시에 찔리면 통증이 불로 지지는 듯 아프다. 바닷가 사람들 가운데 쑤기미 별명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는 기질이 강하고 독한 사람을 일컫는다. 예전에는 못생긴 데다 잡기 위험하다고 잡지 않았다. 그러다 살이 희고 쫄깃한 게 알려지면서 ㎏당 15만원 넘게 받고 있다. 80~90년에 많이 잡혀 일본으로 수출했고 이젠 희귀 어종이 됐다. 최근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치어 생산을 마치고 바다에 방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벵에돔은 힘이 좋아 낚시꾼들의 사랑을 받는다. 보석 ‘오팔’처럼 반짝이는 눈을 지녔지만 회를 썰 때 몸에서 나오는 진액 때문에 손질하기가 불편해 잘 먹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 요리 방식인 ‘유비키’(살짝 데치는 것)가 알려지면서 일약 고급 생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온 18~25도 정도인 제주도에 많다. ㎏당 10만원 선.

 부세는 ‘맛도 없는 것이 조기처럼 생겼다고 소비자를 속인다’고 천대받던 생선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대접이 다르다. 배 부분이 황금색이어서 중국에서는 ‘대황어(大黃魚)’라 불리며 최고의 명절 선물로 꼽힌다. 제주에서 잘생긴 부세를 사려고 눈에 불을 켜는 중국 관광객들이 있다. 그 덕에 올 1월 제주 한림수협에서는 길이 60㎝ 부세 10마리들이 1상자가 810만원에 팔렸다.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62) 교수는 “생선회를 즐기는 우리의 식문화 특성상 육질이 탄탄해 쫄깃한 식감을 가진 생선이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귀족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최충일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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