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며 겨울철 남성건강관리에 대해 문의해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 남성의 경우 일명 ‘아랫도리’를 차게 해야 정력에 좋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 하지만 한겨울에 무작정 하반신을 노출시키는 것은 무리이며 음낭, 음경의 위축이 심해져 남성으로서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남성의 중요부위를 적절한 온도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먼저 권하고 싶은 것은 33.5도를 고수하라는 것이다. 언급했듯 남성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한 체온유지다. 중요부위를 너무 차게 해서도 안 되지만 너무 따뜻하게 해서도 안 된다. 겨울철에도 외부온도와 관계없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야한다. 정자는 36.5도의 체온보다 2~3도 낮은 온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
남성에게 반신욕보다 냉탕욕이 더 좋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옛말에는 “자고로 남자는 아랫도리를 차게 하라”는 말이 있다. 또 일본에서는 겨울철에도 남자아이들에게 반바지를 입힌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겨울철이라도 중요부위를 무조건 따뜻하게만 하지 말고 일정한 체온관리에 힘쓰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하지만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레깅스, 내복 등을 여러 겹 착용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적정온도인 33.5도가 유지되지 않아 남성질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내복은 착용 시 3도 정도 온도상승효과를 보여 체온뿐 아니라 남성 중요부위 온도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이유로 겨울철에도 환자들에게 내복 착용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남성건강을 챙기며 추위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허벅지 보온’이다. 일반적으로 하체에서 가장 추위를 가장 많이 느끼는 신체부위가 허벅지이기 때문이다. 이 부위만 잘 감싸주면 하체 추위는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다.
최근 허벅지를 완벽하게 감싸 강추위로부터 따뜻하게 보호해주면서도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주는 신개념소재 남성이너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비뇨기과 전문의이기 이전에 한 남성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일정한 체온유지와 함께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바로 통풍이다. 삼각팬티나 일부 타이트한 내복은 고환과 하체 전체를 압박해 혈액순환을 막아 하지정맥을 유발하거나 성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통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속옷의 소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텐셀’(Tencel)이라는 소재가 언더웨어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텐셀은 면보다 50% 이상 수분을 흡수하는 친수성소재로 면의 불규칙한 표면과 달리 치밀하고 매끄러운 표면으로 부드럽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텐셀이 속옷 원단으로 쓰일 경우 통기성이 강화된다.
또 필요한 것은 옷차림의 간소화다. 옷차림이 간소해질수록 운동성도 증가하게 된다. 두 겹을 입는 것보다 한 겹을 입은 날 아무래도 더 많이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통한 칼로리소모량이 많을수록 발기부전이 감소한다.
남성건강관리는 어찌 보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한 2세 출산, 배우자의 위생을 위해서라도 속옷이나 내복만큼은 비뇨기과적 지식에 따라 꼼꼼하게 따져보고 생활패턴이나 환경을 고려해 선택할 것을 권한다.
헬스경향 코넬비뇨기과 조은석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