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남극운석 탐사대가 3일 장보고과학기지 남쪽 300km 지점에서 발견한 질량 11kg의 대형 운석./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연구현장에서 11㎏의 대형운석이 발견됐다.
극지연구소는 ‘2014·2015 남극운석 탐사’ 과정에서 11㎏의 남극운석을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운석은 가로 21㎝, 세로 21㎝, 높이 18㎝로 한국 연구팀이 찾아낸 남극운석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크다.
극지연구소는 지난 3일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엘리펀트 모레인 청빙 지역에서 이 운석을 발견했다. 올해 3월 경상남도 진주에 낙하한 운석과 같은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로 추정된다.
극지연구소는 2006년부터 남극운석 탐사를 시작해 이번까지 총 8차례에 걸쳐 탐사를 실시했다. 이번 탐사는 이종익 박사를 중심으로 한 4명의 연구팀이 11월 7일부터 시작해 이달 17일까지 진행한다. 탐사대는 국내 유일의 달 운석을 발견한 지점인 장보고과학기지 남쪽 350㎞ 마운트 드윗에서 두차례 탐사를 더 수행하고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탐사까지 포함해 총 282개의 남극운석을 보유하고 있다. 남극운석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암석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 표면에 떨어진 것으로 지구 탄생 초기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남극 빙하에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46억년전 지구 탄생 비밀의 간직한 채 떨어진 운석들이 많다. 현재 지구상에서 발견된 운석의 80% 정도인 4만여개가 남극에서 발견됐다.
극지연구소는 이번에 확보한 운석을 전자현미분석과 레이저 불화방식 산소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분류한 뒤, 국제운석학회에 등록할 예정이다. 또 장보고과학기지 서쪽 220㎞ 청정 지역에서 눈 400㎏을 채취해 우주 먼지를 찾는 작업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종익 극지연구소 박사는 “장보고과학기지가 준공된 이후 첫 운석 탐사 성과를 냈다”며 “앞으로 운석 연구를 통해 태양계 생명 기원을 밝히는 데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현 기자 vitmani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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