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황소영 기자] '썰전' 일일 MC로 김성주가 떴다. 공황장애 때문에 녹화에 불참한 김구라를 대신해 김성주가 그의 빈자리를 채웠다. 대타는 잘해봐야 본전인 자리. 김성주는 베테랑 진행자답게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구라의 자리는 대체불가였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에는 1부 '하드코어 뉴스깨기' 코너 MC로 김성주가 참여한 가운데 2015년 뉴스의 미래를 점쳐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성주의 첫 출연에 강용석과 이철희는 반가움을 표했다. 서로 우리 편이라는 말로 신경전을 벌여 웃음을 선사했다. 김성주는 "방송에서 대타해준다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 하지만 동료가 애착을 가지고 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공백을 메워주고 싶은 마음에 출연했다"면서 한때 정치학도였던 이력을 밝혔다.
김성주의 박력 넘치는 진행은 강용석, 이철희 사이에서 빛을 발했다. 프로그램 타이틀을 무미건조하게 읽었던 이들과 달랐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로서 입장을 드러냈고,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아들 민국이를 거론하며 입시와 관련한 교육으로 창의력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같은 대중과의 스킨십이 필요한 것 같다는 소신 있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성주는 방송 말미 "새해를 '썰전'과 함께 시작하게 돼서 좋고, 이 자리는 김구라 씨 자리다. 대체불가"라고 스스로 정리했다. 그런 김성주를 향해 이철희는 "잘했다. 역시 프로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훈훈함이 묻어났다.
1부 코너 이후 2부에는 김구라가 복귀한 모습, 김구라 없이 녹화가 진행됐던 모습이 오묘한 조화를 이뤘다. 김구라가 복귀한 날 '썰록' 주인공으로 김범수가 참석했다.
김구라는 "모든 게 제 업보고 불찰이다. 수염과 함께 컴백했다. 병원에 있을 땐 면도할 시간이 없었고 여러 가지 공상을 하다 보니 수염을 길러 보자고 해서 길렀다"고 말했다. MC들은 "김구라 씨가 없으니 독수리 없는 독수리 오형제 느낌이었다"고 환영했다. 김구라는 자신을 향한 과열 취재 열기에 당혹스러웠던 경험담을 밝히며, 앞으로 더 열심히 방송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4인 MC의 말처럼 김구라가 있던 '썰록'과 김구라가 없던 '2015 미리보는 방송 트렌드' 방송은 차이를 보였다. '앙고 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었다. 있어야 할 것이 빠졌다는 허전함이 들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썰전' 김구라의 자리는 대체불가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의 존재감은 컸다. 하루빨리 김구라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본업에 충실, 2015년에도 방송계를 이끄는 대표 독설가로 활약하길 바란다.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 / 사진=JTBC '썰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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