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는 MLB에서 7년간 뛰며, 190이닝 이상 투구한 시즌이 다섯 차례나 됐다 (사진 = Getty Images)
메이저리그 7년간, 79승을 올린 구로다 히로키. 게다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라는 실적도 있다. 올해 40세로 일본 프로야구계에 복귀하는데도, 불안하게 여기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그러면 무엇이 구로다의 승리를 지탱해온 것일까. 힌트는 이 숫자가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구로다 히로키 6.73, 다르빗슈 유 11.22
이것은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통산 탈삼진율이다. 한 경기에서 평균 두자릿수를 자랑하는 다리빗슈 유에 대해, 구로다는 7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구로다는 승리를 거둬왔다. 그보다는, 그렇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구로다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현명한 투수다.
일본 시절의 파워피칭이 메이저리그에서 그대로 통용할 리도 없다. 일본 선발 등판이 6일 휴식인 것과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본이 4일 휴식. 어떻게 생각해도 같은 스타일로 갈 수는 없다. 그런데도 다저스에 입단한 2008, 2009년쯤은 투구 패턴이 여전히 속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일 때가 잦았다. 하지만 양키스로 이적한 2012년부터 구로다의 투구는, 더 엄밀하게 말하면 '변화구의 질 그 자체'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투심이다. 팔 스윙은 속구와 같고, 공 궤적도 거의 속구와 차이는 없다. 그것이 타자 앞에서 (오른손 타자라면) 무릎 쪽으로 휘면서 떨어진다. 그 이전에도 구로다는 투심을 던지고 있었지만, 2012년 시즌부터 더욱더 예리하게 휘며 떨어지는 구질로, 그립을 바꾸었다. 그리고 신경 쓴 것이 '백 도어와 프런트 도어'의 적절한 활용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밝은 독자라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백 도어는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이라면, 볼 코스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가는 궤도. 프런트 도어는 거꾸로 몸쪽 볼 코스에서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휘는 궤도의 투구를 말한다. 메이저리그 투수 사이에는 최근 유행하는 추세지만, 구로다는 이것을 철저히 활용하게 됐다. 커터로 이 투구를 시도하는 투수는 적지 않지만, 투심이 더 크게 휘는 만큼(특히,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 타자는 배트로 치기 어렵고, 또 커터보다 헛스윙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이윽고 구로다의 속구는 대부분이 투심이 돼, 결정구인 포크볼도 줄어들었다.
이렇게 쓰면 당연한 귀결처럼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2년은 구로다가 37세 때다. 선수에 따라서는 은퇴를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물론, 전년도에 13승을 올린 투수가 은퇴할 리는 없지만, 그런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의 활로를 개척하려고 자신의 구종을 연구하고, 바꾸어 가려고 했다. 그 과감함과 사고의 유연성이, 이 투심의 변화와 백 도어, 프런트 도어의 활용의 배경에 있었다. …… 그렇게 생각하면, 구로다라는 투수의 훌륭함을 재인식할 수 있다.
비록 13승을 올렸다고 해도, 37세. 육체적으로는 쇠약해져도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공 하나라도 더 적게 던져 타자를 잡아내는 방법을 생각한다. 삼진을 뺏기보다 땅볼을 치게끔 해서 아웃을 잡아내는 것이 투구 수는 더 적어진다. 그렇게 하면,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100구 정도로 퀄리티 스타트인 6회나 7회 가까이 던지면서, 한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는 없다…….
그 상징적인 숫자가, 1이닝 당 투구 수가 적은 것이다. 구로다의 지난해 숫자는 15.48. 덧붙여서 다르빗슈는 16.37. 고작 공 하나의 차이지만, 이것이 한 경기, 한 시즌이 되면 큰 차이가 된다.
구로다의 투구는 결코 감탄할 듯한 화려함은 없다. 세밀하게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찔러서, 타자가 땅볼을 치게끔 한다. 하지만 그 투구를 연마해, 착실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메이저리그라는 현실 세계에 대응해 살아남아 왔다. 그렇기에, 30대 중반을 지나서도 연속해서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것이다.
그런 구로다가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까. 혹은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시즌 개막이 흥미롭게 기다려진다.
글 - 키무라 코우이치 / 번역 - 손윤
야큐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