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적인 제제 조치로 경제벌이에 어려움을 겪자,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 창구인 노동당 39호실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홍콩에서부터 앙골라에 이르기까지 수십억달러(1달러=1천1백원) 규모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활로를 뚫으려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깊은 관련이 있는 'KKG'가 있다.
FT는 "KKG가 단순한 브랜드명인지 아니면 북한 국영기업의 명칭인지 불분명하지만 최근 새로 등장한 택시나 북한 내 석유탐사기지에 모두 'KKG'라는 로고가 붙어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아시아 관료들은 "39호실의 지원을 받는 KKG가 북한이 벌이는 문어발식 사업의 핵심 조직"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핵무기 개발에 따른 경제 제재에 놓인 북한이 39호실과 관련 기업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T는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상품 가격의 하락과 대북 경제제재의 장기화로 현재 북한은 김정일 정권 때보다 39호실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KKG 프로젝트는 39호실뿐만 아니라 홍콩에 주소를 둔 퀸스웨이그룹(Queensway Group, 金钟道集团)의 지원도 받고 있다. 퀸스웨이그룹은 앙골라의 유전과 짐바브웨 다이아몬드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미국 맨해튼과 싱가포르에도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FT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퀸스웨이그룹은 공산당, 재계 고위층, 국유기업 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부호 쉬징화(徐京华)라는 인물이 이끌고 있다.
퀸스웨이는 지난 2006년 평양에 초고층빌딩들을 건립하는 'KKG 거리(KKG Avenue)' 프로젝트로 북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며 평양의 버스와 택시는 물론 전광판에도 KKG라는 로고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퀸스웨이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의 합작 기업인 차이나 소나골(China Sonangol)이라는 기업은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석유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원유를 캐내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소나골 싱가포르 법인 관계자는 KKG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