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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도시, 조선족학교 설립 시급하다/조평규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4.20일 10:29
(흑룡강신문=하얼빈)올해로 한중수교 20년이다. 작년 한중교역액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일본과 미국의 교역액을 합한 액수보다 많다. 2015년이면 3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같은 놀라운 성과의 일등공신 중의 하나는 중국의 조선족이다. 중국에 조선족이라는 자원이 없었다면, 아마 놀라운 조기 성과는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조선족들의 역할은 눈부시다. 통역에서부터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중국의 조선족들은 대부분 우리말에 능통하다. 그리고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조금만 가르쳐도 한국인 못지 않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전쟁 후 중국과 단절 되었던 수십 년간의 공백을 조선족들이 훌륭하게 메워 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어린 시절을 고향에서 조선족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 같은 적응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근 조선족 밀집거주지역인 연길을 다녀왔다. 동북3성의 공통된 현상이지만 조선족 사회의 해체는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조선족 밀집거주지역의 농촌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고 빈집이 수두룩하다. 젊은 사람들이 중국의 대도시로 진출하거나, 한국으로 돈 벌러 떠났기 때문이다. 연길시만 하더라도 50%를 넘던 조선족 비율이 35% 이하로 감소했다. 시골의 조선족 학교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리고 연길 시내에 있는 학교에도 매년 조선족학생의 숫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조선족들의 중국 대도시 유출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특히 조선족들은 경제적으로 발전된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톈진, 다롄 등 대도시에 집중거주하고 있다. 우리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지역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조선족들은 우리기업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변경에 살던 조선족들이 중국의 대도시로 이주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대도시에 살면 개인이 발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어느 소수민족도 누리지 못한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의 대도시에는 조선족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없다는 사실이다. 베이징의 경우만 해도 조선족들이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조선족 학교는 전무하다. 조선족들은 자녀들을 한족학교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은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 한민족이 자기 민족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은 민족정신을 놓아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부모와의 대화도 단절된다. 점점 우리의 중국 내 조선족 자원도 고갈되어 가는 것이다.

  중국의 대도시에 조선족학교의 건립이 시급하다. 그러나 중국 대도시에 진출한 조선족들의 힘만으로 민족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다. 조선족출신의 교육자와 기업가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잘 교육받은 조선족을 이용만 해서는 곤란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교육투자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망설이고 관망할 시간이 없다.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한국정부 차원에서도 조선족 2~3세들의 교육기관 설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조선족은 엄연히 중국 공민이다. 잘못 접근하면, 중국정부로부터 반감을 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정책에 부흥하면서도, 조선족들에게 실익이 갈 수 있는 전략을 한국정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정부의 직접 개입보다 기업이나 사회단체를 통한 간접적인 지원은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중국정부는 소수민족에 대한 훌륭한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정부도 조선족이라는 훌륭한 인적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선족학교의 설립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됨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 중에는 자녀를 고향에 계신 부모에게 맡기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몇 년 동안 자녀를 만나보지 못하는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인도주의 차원에서도 그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최근 한국의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피크 때 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학교 입학생 숫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조선족이라면 자녀에게 비자를 발급해 부모와 함께 살면서 한국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면 어떨까? 우리의 학생감소로 인하여 쉬고 있는 교사와 학교설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얼마간의 예산이 더 들겠지만, 우리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나라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도 이미 다문화를 받아들이는 성숙한 사회이다. 특히 조선족은 다른 나라로부터 이주한 사람과 완전히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가? 조선족 중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후예들이 적지 않다. 독립된 조국이 그들에게 적어도 조국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 교육 받은 조선족 자녀들은 미래 한국의 소중한 자원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조평규(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 / 재중한국인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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