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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8일 저녁 한국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대림역 12번 출구 앞 거리는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중국어 간판 사이로 이국적인 향신료 냄새가 진동했다.
한글날 사흘 연휴를 앞둔 이날 양꼬치집과 샤부샤부집 등 중국 음식과 술을 파는 상점에는 손님으로 가득 찼다.
길거리를 쉴새 없이 오가는 행인들의 수다 소리는 대부분 중국어였다. 이곳이 중국인 밀집 지역이라는 사실은 금방 실감이 났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거리 수백여m 좌우를 가득 채웠던 노점상들을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대신 경광등을 켠 경찰 순찰차가 분주히 지나다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이곳은 중국동포와 중국인들이 먹을거리와 옷가지를 파는 노점상 30여개로 가득 차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차량 두 대가 겨우 지날 정도로 좁은 거리에 노점상이 가득하니 행인들도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이러다 보니 사소한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건물에서 임대료와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 업주들에게 노점상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자연히 이들 사이 크고 작은 싸움은 일상 풍경이었다.
이 거리에 경찰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달 1일부터다.
경찰이 등대치안을 시작한 지난달 대림·대림3파출소 지구대에 내려진 '코드0'(최고 긴급) 사건은 15건, '코드1'(일반 긴급) 사건은 262건이었다.
코드0 사건은 작년 동기 42건에서 64% 줄었고, 코드1은 작년(563건)에 비해 53% 감소했다.
출동에 촌각을 다툴 만한 강력 범죄 발생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특히 대림2동의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는 지난달 43건(절도 19건·폭력 23건·추행 1건)이 발생해 작년 같은 기간 59건(절도 24건·폭력 35건)에 비해 16건 줄었다.
담배꽁초 투기·무단횡단·노점상 등 경범죄 적발 건수도 경찰이 집중 단속을 벌이면서 점차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대림1·2·3동에서는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모두 300건 단속됐는데, 1∼15일에는 192건이었지만 16∼30일에는 108건이 단속돼 43% 감소했다.
인근 상인들도 불과 한 달 사이에 거리가 몰라보게 바뀌었다며 만족하는 분위기다.
상인 박모(35)씨는 "일단 노점상이 사라지니 눈에 띄게 깔끔해져서 만족한다"며 "거리가 혼잡하니 밤마다 소란과 시비가 끊이지 않아 불안했는데 경찰이 수시로 순찰하니 그런 모습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 장모(51·여)씨도 "차가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노점상으로 혼잡했는데 한 달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거리가 변했다"며 "경찰의 단속이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계속됐으면 한다"고 했다.
민경천 영등포서 생활안전과장은 "노점상을 비롯한 기초질서위반 행위는 일시적으로 집중단속한다고 해서 근절되지 않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등대치안 캠페인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