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권일용과 표창원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흉기난동의 원인으로 '게임 중독'을 지목하는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22일 방송한 JTBC '뭐털도사'에서는 유명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표창원이 출연해 "범죄는 게임이나 영화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일용은 "너무 무책임한 분석"이라고 말한 뒤 "게임은 범죄에 영향은 줄 수 있지만 원인은 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게임 원인론의 문제는 개인이 가진 성향과 공격성에 집중하기보다 이유를 외부로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의 원인을 찾는 데 굉장히 위험한 접근법"이라고 잘못을 지적했다.
표창원 또한 "게임 원인론은 이미 20년 전 기각한 가설이다. 20년 전에 이미 정리됐다"라고 명확하게 구분 지었다. 그는 "섣부르게 범죄의 원인을 게임이나 영화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일용과 표창원은 흉기난동의 원인으로 '사회적 배제감'을 꼽았다. 사회에서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감정이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고립되게 만들어 종국에는 범죄에 대한 죄책감마저 없앤다고 분석했다.
또한 서현역 칼부림 사건과 같이 조현병과 망상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가 저지르는 범행에 대해서 "사회가 미리 감지할 수 있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표창원은 "최원종(서현역 흉기 난동범)은 조현병 망상의 병증이 뚜렷해 보였다. 정상인처럼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다"며 막을 수 있었던 범죄였다고 강조했다.
권일용도 마찬가지로 "조현병을 초기에 잡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시기를 놓치면 가족도 지치고 환자는 통제 불가능"이라며 "3개월 이상의 공백이 생길 시 범죄율은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인해 치료받아야 될 사람들이 오히려 관리받지 못하는 상황도 상당히 많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남성 97%가 게임하는데 '게임'이 살인 원인?
사진= JTBC '뭐털도사'
한편 검찰은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에서 칼부림 사건을 벌인 조선의 범죄 원인이 '컴퓨터 게임 모방'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조선이 평소 게임중독으로 보일 만큼 게임을 많이 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게임이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선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방식을 보면 가볍게 뛰거나 옆, 뒤에서 공격하고 얼굴, 목덜미, 옆구리만 공격하는 방식은 일인칭 슈팅 게임 특성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20대 남성의 96.9%, 30대 남성 기준 80.9%가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의 대부분의 남성이 게임을 하는데 조선의 범죄 원인이 게임으로 지목된 것은 정확한 분석은커녕 '게임 혐오'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