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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미의 무비 Q&A] ‘검은 사제들’ 귀신 쫓는 구마예식, 어디까지 사실일까

[기타] | 발행시간: 2015.11.05일 07:01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ㆍ제작 영화사 집)은 교통사고 이후 사령(死靈)이 씌인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에선 낯선 엑소시즘, ‘구마’(사령의 사로잡힘에서 벗어나게 하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예식) 의식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 중후반, 장장 40여 분 간 구마 의식이 펼쳐지는데, 지루할 틈이 없다. 사령을 소녀의 몸 밖으로 끌어내기까지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이 긴장감을 주고, 예식의 과정과 소품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덕분에 몰입도가 높다.

그렇다면 극 중 묘사된 구마 의식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영화적 설정일까.

영화사 집의 송대찬 PD는 “허구적인 설정이라면 캐릭터를 위한 부분들이 조금 있고, 대부분은 구마예식서를 바탕으로 했다”고 답했다. 부마자(사령이 몸 속에 존재하는 사람)에게 성수를 뿌리거나 성유를 붓고, 소금으로 성호를 긋는 등의 의식도 모두 이에 따른 것이다. 미국에선 한 해 10편 이상의 엑소시즘 영화들이 만들어지는데, ‘엑소시스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로즈’ 등에서 묘사된 의식 역시 구마예식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송 PD에 따르면 영화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구마 의식에서도 라틴어로 쓰인 ‘성 미카엘 대천사에게 바치는 기도(미카엘의 기도)’와 ‘해방의 기도’가 사용된다.(다만, 보조사제가 여러가지 언어로 사령과 대화하는 것은 영화적인 설정이다.) 부마자 속 사령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순간, 구마 의식이 끝나는 것도 사실이다. 부마자의 몸 속에서 끄집어낸 사령을 새끼돼지 안에 가둔다는 설정도 근거가 있다. 성경에는 귀신 들린 사람들을 만난 예수가 귀신 떼를 돼지 속으로 들어가게 했다는 구절이 있다. 돼지 자체가 음(陰)의 기운이 강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을 퇴치하는 의식에 쓰이기도 한다.

구마사 김 신부(김윤석 분)가 속한 ‘장미십자회’는 특정 종파를 거론할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지어낸 이름이다. 사령의 명칭으로 거론되는 ‘12형상’도 십이지신(十二支神, 땅을 지키는 열두 신장)에서 따와 만든 것이다. 사령을 불러내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프란체스코의 종’ 역시 영화를 위해 만들어낸 소품이라고 송 PD는 설명했다.

2014년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톨릭 구마협회(세계구마사제협회)를 교회법상 인준 단체로 인정했다. 로마카톨릭교회 쪽에선 정식 구마학교가 있고, 실제 그곳에서 구마 수업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전 세계적으로 250여 명의 정식 구마 신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들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고해성사가 신자와 신부 사이의 약속이고 그 내용을 함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마 역시 고해성사의 맥락에서 부마자를 배려하기 위함이다. 한국에도 구마협회에서 교육을 받은 구마 사제가 있다.

송 PD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는 약 10개월 동안 (구마예식에 대해) 계속 조사했다. 감독님은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러 다니시고, 저는 신부님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다녔다”며 “신부님들도 이미 영화를 보셨는데 많이 좋아하셨다. 허구적인 게 아니라 기도 의식에 맞춰서 했기 때문이다. 영화 완성 전에도 신부님들에게 많이 보여드렸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나 확인했는데 다들 만족스러워하셨다”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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