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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ㆍ잉락 행보에 흔들리는 태국 정국

[기타] | 발행시간: 2016.02.12일 04:51
양곡 보조금 횡령 혐의 기소된 잉락

“군부 때문에 입 닫은 것” 활동 시사

해외서 도피생활 중인 탁신은

달력 배포하려다 군부와 충돌도

군부 집권세력, 대체헌법 추진 맞불

양측 갈등 격화로 정정 불안 우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2017년 군부의 민정이양을 앞두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잉락 친나왓 전 총리 남매가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태국의 정정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군부의 정치활동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탁신ㆍ잉락 남매가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며 군부를 압박하자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또 다시 민정이양 연기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양곡 보조금 횡령 혐의로 기소된 잉락 전 총리는 지난 달 재판이 시작되자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군부가 정정 불안 요인으로 나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입을 닫고 있었다”며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시사했다. 그는 2011년 조기 총선에서 푸어타이당의 압승을 끌어내며 정권을 잡았지만, 2014년 반정부 시위와 군부 쿠데타로 물러났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이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그는 앞서 올해 초 지지기반이 강한 북부 및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자신과 여동생의 사진이 들어간 달력 30만부를 제작ㆍ배포하면서 군부와 한차례 충돌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달력 배포를 금지하자 친 탁신계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프라윳 찬 오차 현 총리 측은 총리가 직접 배포 금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현 집권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개헌 드라이브도 양측 간 갈등 요인이다. 군부를 등에 업은 프라윳 현 총리 측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탁신 전 총리 측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기존 헌법을 폐기하고 대체헌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야당인 푸어타이당은 새 개헌안을 8월에 매듭짓겠다는 군부의 계획에 대해 정부 구성과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내년 7월로 약속한 민정이양을 늦추려는 속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숨어 지내던 잉락 전 총리가 본격적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며 군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탁신ㆍ잉락 전 총리 측과 현 군부 집권세력의 관계는 물과 기름에 비유될 만하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군부가 왕실 보호ㆍ지지를 명분으로 사실상의 절대권력을 행사해왔고, 이들 남매는 군부와 대립하며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실각했다. 특히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타이락타이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압승한 뒤 문민통치를 앞세워 군부와 대립했다가 2006년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내려왔다. 잉락 전 총리도 2011년 조기 총선에서 푸어타이당의 압승을 끌어내며 정권을 잡았지만, 2014년 반정부 시위와 군부 쿠데타로 물러났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2009년 4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가 격화함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아세안+3 정상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반대로 잉락 전 총리 재임 때인 2013년에는 탁신 체제 근절을 요구하는 10만여명의 시위대가 연일 방콕 도심을 누비면서 사실상의 행정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방콕 도심 에라완 사원에서 1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근래 최악의 폭탄테러까지 발생했다. 군부는 곧바로 탁신 측 ‘레드셔츠’가 저지른 정치테러라며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태국에서 레드셔츠는 탁신ㆍ잉락 전 총리 지지세력을 상징하고, 군부와 왕실 옹호세력은 ‘옐로셔츠’로 불린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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