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IT/과학 > 과학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영화가 현실로?… “우주의 새로운 창 열렸다” 흥분

[기타] | 발행시간: 2016.02.13일 04:01

두 블랙홀이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지는 충돌 직전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모습(왼쪽 사진). 이 과정에서 0.15초간 방출된 중력파를 측정해낸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의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실험시설. 캘리포니아공대 LIGO연구소 홈페이지, LIGO 연구그룹 제공

지구를 대신할 새 행성을 찾아 어린 딸을 남겨두고 우주 저편으로 떠난 쿠퍼. 수십년간 우주를 여행하다 딸에게 돌아가기 위해 블랙홀 안으로 들어간다. 서로 다른 시공간을 이어주는 지름길 ‘웜홀’을 지나며 성인이 된 딸과 교신하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공간은 끌어당기는 힘이 강한 곳에서 휘어지며, 그 힘이 강할수록 휘어짐도 강하다. 블랙홀처럼 엄청난 중력이 작용하면 멀리 떨어진 두 공간이 구부러져 실재보다 훨씬 가깝게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일반상대성이론의 가설 중 하나인 ‘중력파’가 현실에서 처음 관측됐다. 과학계는 “우주를 보는 새로운 창이 열렸다”며 흥분했다. 과학자들은 중력파를 이용하면 초기 우주의 상태부터 별의 탄생과 진화 과정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두 블랙홀의 충돌 첫 관측=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은 12일 서울 이비스앰배서더명동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적인 중력파 발견으로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력단은 5개 대학(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 연세대)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학자 20여명이 모인 연구컨소시엄이다.

협력단장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최초의 중력파가 직접 검출됐고, 두 개의 블랙홀로 이뤄진 쌍성계의 존재를 최초로 확인한 게 이번 발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1915년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이듬해 그 존재를 주장한 이래 100년간 검출되지 않았다. 먼 우주에서 발생해 지구에 도달할 때는 파동이 너무 약해지는 데다 지진 등 다른 신호와 구분이 어려웠다.

두 블랙홀이 충돌하고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도 과학자들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 교수는 “극적인 순간의 마지막 0.15초를 관측한 것”이라며 “블랙홀의 증거를 이렇게 명확히 보여준 데이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블랙홀 충돌은 약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구가 원시 상태일 때의 충돌이 이제야 전해진 셈이다.

◇새로운 천문학 시대 열렸다=중력파 관측은 지난해 9월 14일 이뤄졌다. 관측 장비 ‘어드밴스드 라이고(Advanced LIGO)’가 가동을 시작한 지 사흘째였다. 레이저 간섭현상을 이용해 중력파를 찾는 라이고는 미국 워싱턴주 핸포드와 이곳에서 약 3000㎞ 떨어진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설치돼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중력파가 관측될 것으로 예상한다. 라이고의 감도가 3배쯤 향상되는 데다 유럽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와 일본도 수년 내에 관측 장비를 가동한다.

중력파는 전자기파가 볼 수 없는 블랙홀 내부의 정보를 보여준다. 물질의 영향을 받지 않고 퍼져 아주 먼 옛날의 정보도 간직하고 있다. 초기 우주의 모습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인간이 중력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웜홀 시간여행’이나 영화 ‘스타워즈’의 ‘행성 간 순간 이동’도 현실이 될 수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오정근 박사는 “전자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도 어디에 쓰겠느냐고 했지만 지금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에 이용하고 있다. 지금은 꿈같은 일이어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라이고 프로젝트를 이끈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 명예교수는 “중력파 관측이 우리를 시간여행에 더 가깝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국민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10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임신 7개월차에 접어든 개그우먼 이은형이 '저형당 쇼크'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기유TV'에서는 '죽다 살아난 임당검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에서 개그우먼 이은형은 "임신 25주차 임신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악플 남기지 마세요" 정형돈, 딸 호소에 장문의 심경 '댓글' 전해

"악플 남기지 마세요" 정형돈, 딸 호소에 장문의 심경 '댓글' 전해

방송인 정형돈이 최근 자신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의 악플이 달리자 처음으로 장문의 댓글을 통해 해명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정형돈의 아내 한유라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빠 없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 브이

"엄마의 힘?" 고현정, SNS이어 유튜브 채널 개설한 진짜 이유?

"엄마의 힘?" 고현정, SNS이어 유튜브 채널 개설한 진짜 이유?

배우 고현정이 데뷔 35년만에 자신의 SNS를 개설한 데 이어, '유튜버'에도 도전장을 꺼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고현정은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저 정말 많이 걱정됩니다. 하지만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으로 용기냈습니다. 우리 서로

"망하면 욕 먹을 것" 유재석, '왕관의 무게' 부담감 솔직 고백 눈길

"망하면 욕 먹을 것" 유재석, '왕관의 무게' 부담감 솔직 고백 눈길

사진=나남뉴스 국민MC 유재석이 자신의 행보를 기대하는 대중들의 부담감에 대해서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11일 유튜브 채널 '뜬뜬'에는 개그맨 조세호와 홍진경, 지석진이 출연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영상 속 조세호는 "사실 처음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