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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블랙홀 충돌때 발생한 '중력파' 찾아냈다

[기타] | 발행시간: 2016.02.12일 08:21
["천체 관측 혁명… 우주의 종말 시점까지 예측 가능"]

13개국 연구단 공식 발표 "우주 탄생 과정 알려줄 단서"

아인슈타인 숙제 100년만에 풀어… 국내 과학자 14명이 데이터 분석


100년 전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우주의 운동을 설명하면서 예측한 '중력파(重力波)'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중력파는 별의 폭발, 블랙홀 생성 등 우주에 초대형 사건이 발생할 때 중력 에너지가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말한다. 강력한 중력파가 지나가는 곳에서는 일시적으로 시간 흐름이나 물체 위치가 변한다.

미국·한국·독일·영국 등 13개국 과학자 1000여명이 참여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1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과 영국 런던, 이탈리아 피사 등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중력파 검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연구단은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리빙스턴과 핸퍼드의 관측소를 통해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합쳐질 때 발생한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과학계는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알려줄 금세기 최고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에 실렸다. 이 논문에는 이형목 서울대 교수,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소속 국내 과학자 14명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연구진은 라이고가 관측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지진 등에서 발생한 잡음(노이즈)과 중력파를 구분하는 연구에 참여했다.

이형목 교수는 "1609년 갈릴레이의 광학망원경 개발, 1900년대 중반 전파망원경 개발에 이어 중력파를 통한 세 번째 우주 관측 혁명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오정근 선임연구원은 "무엇이 우주를 팽창하게 만드는지, 우주가 언제 종말을 맞을지에 대한 단서도 중력파를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1915~1916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 논문 4편에서 우주를 시간과 공간이라는 실로 짠 천에 비유했다. 천에 볼링공을 떨어뜨리면 움푹 꺼지는 것처럼 천체가 격렬하게 활동하면 시공간도 뒤틀린다. 오정근 선임연구원은 "중성자별의 충돌, 블랙홀의 결합 등 거대한 우주 사건은 마치 호수에 던진 돌이 물결을 만드는 것처럼 우주에 중력의 물결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물리학자들은 1960년대부터 중력파를 검출하려고 시도했지만 워낙 신호가 미약해서 번번이 실패했다. 라이고 연구단은 거울과 레이저 장치를 활용해 중력파를 찾아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았던 킵 손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교수가 제안한 장치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수㎞ 떨어진 진공 터널 양 끝에 거울을 설치하고 레이저를 쏜다. 이 레이저가 이동하는 도중에 중력파가 지나가면 거울이 미세하게 움직인다. 그러면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 레이저 무늬가 생긴다. 라이고는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 크기보다 1000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폭의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다. 이형목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9월 라이고를 가동하자마자 중력파가 확실해 보이는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이고 건설과 운영에는 6억2000만달러, 연구 개발 비용까지 포함하면 9억달러가 넘게 들었다.

인류는 지금까지 빛이나 전파를 통해 우주를 관측했다. 하지만 중력이 강한 블랙홀에서는 빛도 전파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중력파는 그런 문제가 없어 언제 어디서 우주의 대격변이 일어나는지 추적할 수 있다. 과학계에서는 킵 손 교수를 비롯해 라이고를 설계하고 만든 로널드 드레버 칼텍 교수와 라이너 와이스 MIT 교수 등 세 사람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예약해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

[박건형 기자 defying@chosun.com]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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