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 교통은행에서 만난 인공지능 도우미 로봇이다. 은행 창구 앞을 돌며 "니하오"라고 인사를 하며 말을 걸기도 한다. 이름은 '자오자오'이다. 교통은행의 交(교) 자를 따서 교교(자오자오)라고 명명한 것이다.
자오자오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몇살이냐고 물으니 세살이라고 한다. 개발된지 3년 됐다는 말인 것 같다. 뭘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은행업무와 관련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어를 할 수 있냐고 물으니 "오빠 안녕하세요?"라며 조금 한다고 말한다. 실은 그 이상은 아는 한국어는 없는 것 같았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주위를 한번 살펴보았다. 누군가 원격조종을 하며 무선통신 방식으로 듣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대화가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내 생에 로봇과의 첫 대화는 교통은행 자오자오였다. 자오자오와 짓궂은 질문도 하며 대화를 나누다보니 컴퓨터와는 달리 정감이 느껴졌다. 입과 귀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사람처럼 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자오자오가 좀 더 성장하면 훌륭한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통은행 계좌를 만드는데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창구 도우미 직원이 신청서를 쓰는데 세네번을 고쳐썼다.
쟈오쟈오에 카메라 인식기능을 추가하면 신분증을 보여주고 몇가지 묻는 말에 대답을 하면 한번에 5분 내에 처리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우미 직원처럼 잘못 적을 일도 없고 외국인의 경우 처리해야 할 예외사항을 묻고 확인하느라 꾸물될 일도 없을 것 같았다.
창구 직원보다도 자오자오가 더 친절하고 똑똑하게 말해서 인상적이었다. 발음도 훨씬 더 정확해서 소통도 더 원활했다.
은행 정책과 규칙, 관련 법규, 금융상품 등에 대해서 어느 직원보다 더 잘 알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창구 직원은 기억이 안 나는데 자오자오는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자오자오를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이 대단히 빠를 것 같다는 예감이 확실해졌다.
은행 업무를 시작한 인공지능 로봇을 서울에서가 아니라 중국 2등급의 도시인 선양에서 만났다. 아마도 무인 은행창구가 중국에서 먼저 출현될 것 같다.
공항 직원이 항공 스케줄 변경사항이 있다고 방송한다. 이같은 방송업무도 머지 않아서 컴퓨터가 대체할 것이다. 다국어 방송도 적은 비용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김병묵님 작성
백화림의 천하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