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바쳐 일하다 진짜 죽는다 日 과로자살 파문 확산
[앵커]
일본에서 장시간 노동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직장인이 과로 끝에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장시간 노동 관행을 바꾸는 게 일본 정부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도쿄에서 이세원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원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전력회사의 40대 과장은 지난 4월 도쿄 출장 중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올해 2월에 200시간 가까운 초과근무를 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을 하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당국은 이 과장의 죽음이 이른바 '과로 자살'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사용자가 초과근무 시간이나 건강상태를 점검해 배려할 의무가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라는 판단입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신입사원이 한 달에 100시간 넘게 초과근무를 하다 작년 말 목숨을 끊었고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은 상태.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일본에서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로 자살 사건 중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것만 해마다 100건에 육박합니다.
지난해 불법 초과근무로 시정권고를 받은 사업장만 5천 곳에 이릅니다.
일본 정부도 장시간 노동 관행을 깨뜨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대기업 근무 경험자들을 총리관저로 불러 일본 기업의 업무방식을 어떻게 개혁할지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장시간 노동의 부작용을 깨닫기 시작한 일본.
한국 역시 돌아볼 점은 없는지 살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도쿄에서 연합뉴스 이세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