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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만 찾는다는 헤어디자이너, 커트 가격은?

[기타] | 발행시간: 2012.05.30일 03:25
정·재계 VVIP들이 찾는 헤어 디자이너 함승룡씨

매장엔 의자 4개 소파 하나뿐… 솜씨좋다 최상류층에 입소문

미용은 서비스 아닌 기술직… 손님에 90도 인사? 전 안해요

우리 사회의 최고 부유층인 재벌가 사람들은 어떻게 머리 손질을 할까. 아침에 눈 뜨면 전속 미용사가 집으로 출근해 머리를 매만져 주는 건 아닐까.

"하하, 재벌가 사람들도 특별할 것 없이 다 똑같아요. 이렇게 훤히 뚫린 데서 머리 자른답니다. 프라이버시를 지켜달라고 '특별 지시' 하는 사람도 하나 없고요."

자그맣고 깡마른 체구의 헤어 디자이너 함승룡(43)씨가 피식 웃었다. 서울 청담동, '함가본태'라는 작은 간판을 내건 그의 미용실은 삼성·현대·LG가(家) 등 국내 최고 재벌가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찾는 곳이다. '스타일 아이콘'으로 불리는 모 그룹 장·차녀, 모 엔터테인먼트회사 회장 등 최상류층 고객이 단골. 함씨의 휴대전화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정ㆍ재계 VVIP 300여명의 개인번호가 저장돼 있다.

지난주 찾은 '함가본태'는 청담사거리 대로(大路) 안 평범한 상가건물 1층에 있었다. 30평 남짓한 규모. 내부 구성은 일반 미용실과 사뭇 다르다. 사람 키보다 큰 액자형 대형 거울 4개가 벽에 세워져 있다. 의자는 4개뿐. 탁자는 아예 없고 대기용 소파만 덩그러니 있다. 손님용 커피 대접도, 잡지도 없다.

"미용은 '서비스업'이 아니라 '기술직'이라는 게 신조예요. 기술이 부족하니 커피를 주면서 서비스로 무마하려는 거 아닌가요? '쟁이'는 원천기술로 말하는 겁니다. 후배들에게 손님한테 과도하게 90도로 인사하지 말라 해요." 깐깐한 표정의 함씨가 말했다.

최상류층에 입소문이 난 건 "미용 실력이 7~8년 전 그들의 네트워크에 알려지면서부터"라고 했다. "당시 모 의상실 한쪽에 조그맣게 세들어 있었는데 재벌가 따님 한 분이 와서 잘라보더니 맘에 들었는지 친하게 지내는 재벌가 2~3세들에게 소개한 모양이에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고객 한 분이 '어머니가 가실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머님 머리를 보니 손질하기엔 너무 짧았어요. 그래서 한 달 뒤에 다시 오시라 했지요. 본의 아니게 문전박대한 셈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누구나 아는 재벌가 안주인이시더라고요. 머리만 자르고 살았으니 그런 분들 알 리가 없었죠.(웃음)" 몇 해 전 머리를 자르고 현금 30만원이 든 하얀 봉투를 놔두고 간 중년 손님도 있었단다. 돌려주려고 전화해 보고서야 그가 엄청난 재벌가 안주인인 걸 알았단다.

충남 부여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형과 상경해 어렵게 살았다. 방황하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미용사 하나가 그의 작고 보드라운 손을 물끄러미 보더니 "미용하기 딱 좋은 손"이라며 권해 22살에 처음 가위를 들었다. 이후 자격증을 따 서울 중곡동, 화양리, 이대 앞 등에서 일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미용자격증을 딴 뒤 2000년 초 귀국했다. "귀국 날 수중에 딱 3만원밖에 없었어요. 집이 있던 중곡동까지 택시를 타고 갔더니 5만원이 나오더군요. 친척에게 2만원을 빌려 택시비를 다 냈어요. 다음 날 무일푼으로 중곡동에서 압구정동까지 걸어가서 미용실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구했지요."

고시원을 전전하다가 몇 년 뒤 운 좋게 동업자를 만나 작은 미용실을 낸다. 직원 5명이 미용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새우잠을 자면서 빚을 갚아갔다. 당시 커트비가 1만원. 10여년이 흐른 지금 커트비는 2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파마 비용은 30만원부터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묻자 "외국과 비교하면 비싼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좋은 거 해 드릴게요' 하면서 필요도 없는 염색, 코팅, 파마를 권하는 미용실이 얼마나 많으냐"며 "내가 하는 건 거의 커트다. 머리에 손상을 주는 디지털 파마, 매직 파마는 아예 안 한다"고 했다.

미용실 직원은 오너이면서 미용사인 함씨 자신과 보조 직원 한 사람, 단둘뿐이다. 누구든 예약을 안 하면 머리를 자를 수 없다. 공짜 협찬과 연예인 할인이 없어 연예인 단골은 딱 두 명, 대표 중견 여배우 하나와 중년 여가수 하나란다.

함씨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구인광고를 올려도 미용실 이름을 모르니 오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돈을 더 준다 해도, 이름난 대형 미용실에서 배우겠다네요. 거참, 엄청난 사람들이 오는 미용실이라고 대놓고 얘기할 수도 없고. 그저 기술 가르칠 직원들이나 좀 왔으면 좋겠어요.(웃음)"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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