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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체면이 문제냐" 땡처리 나선 백화점

[기타] | 발행시간: 2012.06.04일 03:14
의류·가전·명품 할 것 없이 실적 부진으로 재고만 쌓여

매출 몇십억원 더 올리려 반값 세일에 중고까지 판매

3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는 오전 개점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매장이 아닌 옥상공원으로 몰렸다. '혈액암 어린이 돕기 그린마켓'에서 백화점 직원이나 고객들이 기증한 중고물품, 문화센터 회원들의 창작 기증품을 싼값에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이었다. 수익금으로 혈액암 어린이를 도우는 '공익성' 높은 행사이긴 했지만 행사 내용은 백화점과 어울리지 않는 '중고장터'였다. 고객들 관심도 '싼 물건'이었다. 주부 김지영(36·서울 청담동)씨는 "백화점 옥상공원에서 알뜰장터까지 열린다고 해 가계부에 써놨다가 찾아왔다"며 "요즘 할인행사가 많아져 백화점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땡처리'에 가까운 저가 기획행사를 앞다퉈 열고 있다. '백화점 입점 전(全) 브랜드 참여', '사상 최대 물량 방출' 등 홍보문구도 '품위'를 돌보지 않는다. '원피스 100대 브랜드 대전'이 열린 지난달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9층 특설매장에는 수백 명의 고객들이 오전 10시 30분 개점하자마자 들이닥쳐 마치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2만~4만원대 할인제품이 40%가 넘어 다 팔아봐야 수십억원 매출을 올리는 데 불과하지만 장사가 안 돼 입점 브랜드들의 재고 부담이 늘어나는 등 저가 기획행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1년 중 선글라스가 가장 많이 팔리는 6월에 사상 최대 규모의 선글라스 할인전을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4일부터 10일까지 7개 점포에서 'H-여성의류 대전'을 열어 25개 브랜드 제품 총 10만 벌을 평균 반값에 판다. 판매가 기준으로는 100억원대 물량을 '반값 세일' 하는 것. 신세계백화점도 14일까지 '겨울 의류 빅찬스 대전'을 열어 이월상품 처리에 들어간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겨울옷을 최대 80% 할인해 파는 행사로, 패딩코트는 5만~10만원 균일가에 나왔다. 한 백화점 간부는 "백화점들은 겨울상품 재고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여 있는 데다 최근 이상고온으로 봄철 의류 판매도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피 말리는 매출 올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실적 부진 때문.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4월 매출은 1년 전보다 3.4% 하락했다. 1년 전만 해도 3사의 매출증가율은 15%에 달했다.

더 심각한 점은 1인당 구매건수ㆍ구매단가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선 것. 6개월 전 9만원을 넘던 1인당 구매단가는 4월 7만7000원으로 올 들어 최하 수준이다. 4월은 봄 신상품 판매가 활기를 띠며 구매단가가 상승하는 시기로 작년 4월에는 구매 단가 증가율이 10%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4월에는 오히려 2%가 하락한 것이다. 경기에 민감한 의류매출이 8~9%, 잡화가 5% 떨어졌고 장기적인 불황에 따라 가정용품 매출도 7.5%나 하락했다.

특히 2009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계속하며 백화점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준 명품 매출 증가율도 지난해 40%에서 올 들어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4월에는 지난해 4월에 비해 6%나 하락했다.

한 백화점 마케팅 담당자는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백화점들이 체면 다 팽개치고 장바닥 같은 세일도 하고 반값기획도 했다"며 "그래 봐야 행사 매출은 몇십억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이 지난 4월 기획했던 '반값TV'는 출시와 함께 다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1만 대를 다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달 소공동 본점 외부공간에서 프랑스 수입차 푸조 등을 전시 판매했지만 역시 한 대도 못 팔았다. 오세조 연세대 교수는 "모든 유통업체가 가격으로만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백화점들이 가격할인을 넘어선 새 돌파구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chosun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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