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구에서 볼 수 있는 주택 6개 중 1개가 백만장자 소유의 주택인 나라.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 과연 어디일까? 놀랍게도 그 주인공은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부호가 많은 서양국가가 아니다. 바로 싱가포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내놓은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만장자 비율을 자랑하는 나라는 싱가포르라고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가구 중 현금자산만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을 보유한 가구 수는 2011년 기준으로 18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싱가포르 가구의 17%에 달하는 숫자로, 2010년 14%보다도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각종 명품의 가치까지 함께 따져 산정하면 싱가포르의 백만장자 가구 수는 더 늘어난다. 싱가포르의 부동산 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유난히 백만장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가격이다.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과거 5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50.5% 상승했으며, 부동산 가격이 비싼 주요 지역에서는 부동산이 평방미터당 2만5600달러(약3026만원)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인과 해외 법인의 부동산 매입에 10%의 인지세를 추가하는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정책을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낮은 세율 덕분에 싱가포르로 이주하는 해외 부유층이 늘어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홍콩 등은 해외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내는 세금도 평균 3~5가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11가지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최근 미국에서 싱가포르로의 이주도 활발하다. 싱가포르 주재 미국 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미국 시민이 시민권을 포기한 사례는 2009년 58명에서 최근 2년(2010~2011년) 사이 100명으로 늘어났다.
싱가포르에서 1억달러(약1182억원) 이상의 개인금융자산을 보유한 ‘최상위 부유층(ultra-high-net-worth)’ 비율도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최상위 부유층 가구 비율은 10만가구 중 10가구로, 10만가구 당 11가구인 스위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10만가구 중 7가구가 최상위 부유층인 홍콩이었다.
2010년 기준 520만명의 인구가 사는 싱가포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로 꼽힌다. 2011년 기준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은 5만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각각 3, 4위 규모를 자랑하는 정유시설과 금융가를 보유하고 있다.
- chosun 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