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를 거부한 젖먹이 아들 덕에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에 나선 여성의 사연이 1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영국 스태퍼드셔에 사는 사라 보일(26·왼쪽)이 아들을 들어올리고 있다. 젖먹이 아들 덕에 암을 조기 발견한 그녀는 "고맙다"고 말했다.
영국 스태퍼드셔에 사는 사라 보일(26)은 지난해 2월 건강한 아들을 낳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오른쪽 가슴에 생긴 응어리로 유방암 발병을 걱정해 한때 출산을 포기하려고도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응어리를 발견한 뒤부터 지난해까지 5번 받은 검사에서 모두 '여성 호르몬으로 인한 양성 낭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암 발병으로 이어지지 않아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료진 소견에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들이 생후 6개월이 됐을 때쯤부터 모유를 거부하면서 사라는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기가 모유를 먹지 않아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고 기억했다.
그녀는 어떻게든 먹이려고 노력했으나, 아들은 유독 오른쪽 가슴으로 수유할 때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2개월이 더 지나자 아들은 가슴 위치와 상관없이 거부하기 시작했고, 심할 때는 먹었던 것을 모두 토해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라의 가슴이 검붉게 변해갔다.
사라는 결국 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얻고자 생체 조직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충격적이게도 '트리플 네거티브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3개월 전부터 암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들이 모유에 처음 거부반응을 보인 시기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 사라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이에게 억지로 모유를 먹이려 했는데, 먹지 않아 다행"이라며 "의사도 발견하지 못한 암을 아이가 알아채곤 행동으로 알려줬다"고 고마워했다.
유방암 전문의인 캐서린 프리스틀리는 "지금까지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아기가 유방암을 알아채는 사례가 매우 드물게 있다고 들었다"며 "어머니와 아이의 깊은 유대감이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방암 중 환자 중 치료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상태를 '트리플 네거티브'라고 한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나타나고, 악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전체의 2%를 차지한다. 항암제로 치료해야 하며, 전이를 막으려고 유방을 잘라내기도 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메트로 캡처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