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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값 ‘들쑥날쑥’… 싸도 비싸도 ‘찜찜’

[기타] | 발행시간: 2012.06.14일 00:00

“얼마 전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려다 깜짝 놀라 도로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동네마트보다 3배 이상이나 비싸 찜찜한 기분이 들어 결국 구입을 포기했지요.”

직장인 전현수(29) 씨는 평소 즐겨 먹던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다가 결국 빈손으로 문을 나섰다. 동네마트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600원에 살 수 있었던 콘 아이스크림이 편의점에선 2000원에 이르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점원에게 다시 한 번 가격을 확인하고 나서야 전 씨는 동네마트에선 아이스크림을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전 씨는 “같은 제품임에도 가격 차이가 너무 커 처음엔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을 속이고 폭리를 취하나 의심이 든다”며 “다른 한편으론 동네마트의 아이스크림값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생각이 들어 품질에 이상이라도 있는 것 아닌가 걱정도 드는 등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주부 정수경(49) 씨도 의아하긴 마찬가지다. 같은 제품의 아이스크림이 편의점은 물론 동네슈퍼마다 값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편의점 아이스크림은 너무 비싸 속는 기분이 들고, 동네슈퍼 할인 제품은 안 좋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유통기한에 문제라도 있나 싶어 구입을 되도록 자제한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혼돈’ 그 자체다. 최대 70%까지 할인 판매되는 등 제값 주고 사 먹는 소비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 정부가 무질서한 아이스크림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프라이스(유통업체가 가격을 정하는 제도) 제도를 폐지하고 제조사의 권장가격 표시제를 부활시킨 지 오는 7월로 1년을 맞게 되지만 아이스크림 가격은 지역마다 가게마다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6월 아이스크림 판매가 성수기에 접어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차이가 2∼3배가량 발생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8일 문화일보가 서울시내 대형마트, 편의점, 동네슈퍼 등의 아이스크림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편의점은 전혀 할인을 하지 않아 가장 비싼 반면 동네슈퍼는 30∼80%까지 할인해 가장 싼 편이었다. 대형마트도 주로 50%정도 할인해 반값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월드콘XQ의 경우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편의점에서 2000원이었지만 양천구 목동의 한 동네마트에선 600원에 판매돼 편의점보다 무려 1400원이나 저렴했다. 월드콘XQ는 중구 충정로의 대형마트에서도 반값인 1000원에 불과했다. 또 아맛나, 메로나, 누가바 등 바형 아이스크림도 편의점에선 대게 1000원에 팔렸지만 대형마트에선 500원, 동네슈퍼에선 300∼500원으로 유통 매장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컸다.

관련업계에서는 일관성 없는 아이스크림 가격문제가 이미 10여년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마트 및 동네슈퍼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유통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로 인해 다른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미끼상품으로서 반값 아이스크림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쟁이 과열되며 ‘노마진’을 선언하고 70∼80%까지 할인하는 업체까지 늘다.

이처럼 아이스크림 가격이 표류하는 가운데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같은 제품을 제값 주고 구매하게 된 소비자들이 역차별을 당하며 골탕을 먹는다는 것이다. 또한 가격비교를 통해 할인된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들도 제품의 ‘유통상태’나 품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어 올바른 제품선택을 확신할 수 없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결국 가격이 합리적으로 정착돼야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 및 제품관리에 힘써 아이스크림의 품질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롯데제과만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권장소비자가격 할인에 나섰을 뿐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삼강 등은 여전히 반값에 길들여진 유통업체 및 소비자들 눈치만 살피는 실정이다.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사실상 실패하고 권장가 표시가 장려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격 질서가 후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 탓에 아이스크림 산업의 질적 발전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즉 제도 이행에 미온적인 제조업체, 출혈 경쟁으로 치닫는 유통업체, 제값 치르길 거부하는 소비자 등의 행태가 맞물린 채 단단하게 굳어지면서 혼란과 불안만 가중된 채 누구도 선뜻 자녀들에게 편한(?) 마음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아이스크림 시장과 관련해 한 제과점이 난맥상을 풀 해법을 시사해 주목된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제과점 태극당이 그곳. 여기서 판매하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색소와 인공재료 등을 지양하고 신선한 우유와 달걀 등 천연 재료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점심시간이면 주위의 직장 여성들이 즐겨 찾는데 기꺼이 제 값인 1500원을 지불하고 있다.



태극당 관계자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가격이 1500원으로 마트 등의 반값 아이스크림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판다”며 “일관된 가격과 품질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제조업체에서 프리미엄이라고 강조하는 제품도 마트에서 반값으로 팔리면 소비자들은 진짜 프리미엄이 맞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모나카 아이스크림처럼 일관된 가격과 품질이 보장돼야 소비자들이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해 합리적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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