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스포츠 > 축구
  • 작게
  • 원본
  • 크게

피를로 파넨카킥 안 부러운 태극 뱀마구 킥

[기타] | 발행시간: 2012.07.04일 09:0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MVP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득점왕 페르난도 토레스, 화려한 플레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유로 2012는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의 향연으로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수많은 스타들을 제치고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신데렐라는 따로 있다. 바로 ‘파넨카킥’을 선보인 체코의 안토닌 파넨카(현 보헤미안스 구단주)가 그 주인공이다.

파넨카는 유로1976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와 골키퍼 타이밍을 빼앗는 느린 칩킥으로 조국에 첫 우승을 안겼다. 이후 골문 정면으로 가볍게 찍어 차는 슈팅은 그의 이름을 따 파넨카킥이라 불렸다.

유로 2012에서는 이탈리아의 피를로가 잉글랜드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조 하트를 상대로 파넨카킥을 성공시켜 눈길을 모았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피를로의 대범한 킥 덕에 체코의 전설 파넨카를 자세히 알게 됐고, 유로1976 체코 돌풍도 주목하게 됐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제자리 무회전 킥’도 ‘파넨카킥’ 못지않게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허벅지 힘을 극대화 한 제자리 무회전 킥은 골문 중앙을 향해 강하게 차 넣는 것으로 아직 이렇다 할 별칭은 없다. 원조도 불분명하지만, 유독 한국선수들이 강점을 나타내는 것은 분명하다.

‘무회전 킥’ 은 이미 널리 알려진 기술이다. 현역 마스터로는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혼다 케이스케 등이 꼽힌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공에서 다섯 발자국 이상 물러나며 찬다는 사실이다. 가속에 체중을 더하기 위함이다.

11m 승부차기에서 호날두 특유의 무회전 킥 준비동작이 실행되면 골키퍼는 눈치 챌 확률이 높다. ‘강한 슈팅’을 예상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따른다.

물론, 멀리서 달려오다가 멈칫하며 골키퍼 타이밍을 빼앗는 느린 슈팅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키커가 ‘자기 꾀에 넘어가는 장면’이 꽤 많았다. 승부차기 키커는 두 가지 이상의 수를 생각하기 보다는 첫 번째 결정에 맡기는 게 실축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다.

여기서 한국선수들만의 장점이 드러난다. 야무진 하체, 특히 허벅지 근력이 월등한 한국선수들은 제자리에서 무회전 킥을 시도할 능력이 충분하다.

1994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이 한 예다. 당시 스페인은 한국축구의 불가사의한 힘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2-2로 비긴 직후 현지 언론은 태극전사의 '딜레이 없는‘ 중거리 슈팅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홍기, 이영진, 홍명보 등은 공에서 불과 두어 발자국 뒤로 물러나 ‘초음속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반면, 스페인의 페르난도 이에로는 한국전 프리킥 상황에서 무려 열 발자국 이상 후퇴한 뒤 체중을 실어 찼다.

스페인은 1990 이탈리아월드컵 때도 황보관의 캐논슈팅 '한 방'에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황보관은 공에서 불과 세 발자국만 물러난 뒤 최순호가 밀어준 공을 냅다 찼다. 짧게 끊어 찬 황보관표 탄환은 시속 114km로 돌진, 세계적인 골키퍼 안도니 수비자레타가 지키는 골문을 갈랐다.

이처럼 독특한 중거리 슈팅모션을 지닌 태극전사들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문가들은 지나칠 정도로 근력훈련에 매진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팀 전체 트레이닝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도 휴식시간 꾸준한 근육단련으로 최상의 피지컬을 완성하는데 전력투구한다.

황선홍이 대표적이다. 1994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매일 계곡서 특훈을 실시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 속에서 압도적인 수압을 거스르는 발길질을 매일 1000회씩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제자리 무회전 슈팅 달인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2003년 5월 한일전(1-0 승)에서 보여 준 제자리 무회전 킥은 미국 CNN에서 해외토픽 명장면으로 소개될 정도였다.

당시 안정환이 찬 킥은 뱀의 움직임을 보듯, 미세하게 좌우로 춤추며 골문 구석을 파고들었다. 역대 전현직 K리거 중에서도 최용수, 김형범, 김진규 등 제자리 무회전 달인들이 즐비하다. 그만큼 한국선수들의 넓적다리와 장딴지 근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유로2012를 끝으로 파넨카킥은 이미 유명세를 타 신비감이 사라졌다. 자주 써먹게 된다면 골키퍼가 간파할 확률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키커의 발목모션을 유심히 살피는 체흐처럼 침착하게 기다리는 타입일 경우, 파넨카킥은 골키퍼 가슴에 안기는 허무한 킥이 될 수도 있다.

반면, 제자리 무회전 킥은 정확하게 찬다면 이론상 골키퍼가 막기 어렵다. 키커의 발에서 떠난 공이 11m를 날아 골문을 가르기까지는 불과 0.3초다. 제아무리 뛰어난 골키퍼라 해도 반응속도는 0.45초 수준에 머문다. 더구나 무회전 킥은 키커 능력에 따라 ‘상하좌우’로 요동치기 때문에 골키퍼가 찰나에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 십분의 일 확률인 즉흥적인 감으로만 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안정환은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4강전 승부차기에서도 세 발자국 물러난 무회전 킥을 성공했다. 당시 안정환은 정확히 가운데로 찼지만, 볼은 미세하게 오른쪽으로 꺾여 골키퍼 카시야스가 뻗은 발을 피해 골문에 꽂혔다.

- 데일리안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영원한 '오빠', 그리고 '가황' 나훈아가 가수 생활 은퇴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컴벤션시아에서 나훈아는 데뷔 58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독 공연을 펼쳤다. 그는 이날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후 3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도리조선족학교 초중부 김가영, 소학부 하의연 학생 특등상 아성조중 두사기, 오상시조선족실험소학교 강봉혁 학생 1등상 2025년 제9차동계아시안게임과 할빈빙설문화의 풍채 및 2024년 세계독서의 날을 맞아 최근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할빈시교육연구원민족교연부,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현대의학은 단일 질병에서 동반 질환으로, 질병에 대한 관심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즉각적 효과에서 장기적 효과로, 개체에서 단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의료 업무는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더 나아가 '사람과 인류 중심'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지난 21일 하북성 석가장시 정정(正定)현의 한 야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드론 사진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로동절(5월 1일) 련휴를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아동(何亞東)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5일 상무부 정례브리핑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