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기만 하면 장사가 잘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게 안 그렇더군요. 서비스를 묶어 팔아야 합니다. 그래야 차별화가 되고 가격을 내려 생기는 손실도 메울 수 있습니다.”
지난해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에 이어 올해는 그루폰코리아와 손을 잡고 펜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생각 속의 집’ 김영관(59·사진 왼쪽)·김민성(33·오른쪽) 부자(父子)의 말이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생각 속의 집은 ‘건축가가 지은 펜션’이란 별명을 얻으며 각종 광고와 영화에 등장한 소위 잘 나가는 펜션이다.
2003년 사업을 시작한 그는 삼성전자와 인근 골프장,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와 협약을 맺고 가격을 깎아주는 대신 직원과 손님·환자를 보내주는 식의 영업을 벌여 2008년 초반 예약률이 90%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황 앞에 장사 없는 법.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로 공실률이 30%까지 치솟았다. 그때 김씨 부자가 찾아낸 돌파구가 소셜커머스였다. ‘박리다매’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생각이었다. 경기가 가라앉은 요즘 자영업자들이 소셜커머스를 많이 활용하려 드는 것과 똑같은 이유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서 김씨 부자는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싼 가격으로 승부를 내려고 하면 망한다”는 것이었다. 소셜커머스에선 정상가의 20~30%만 받겠다는 상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신뢰도만 떨어뜨린다는 게 김씨 부자의 생각이다. 초특가를 통해 일시적으로 손님을 모을 수는 있겠지만, 가격을 되돌리면 발길이 뚝 끊긴다는 설명이다. 김씨 부자는 “요즘은 너도나도 소셜커머스를 하니 가격 할인만으론 차별화도 어렵다”고도 했다. 생각 속의 집에선 그래서 부가 서비스를 함께 판다.
“놀러 가면 요리하기 싫잖아요. 한적한 산속에서 식당 찾기도 어렵고. 방값 할인 폭을 줄이고 식사권이나 와인 같은 걸 싼 가격에 묶어 팔았더니 손님들도 좋아합디다.”
제살깎기식 가격 할인은 피하면서도 서비스는 차별화하고 방값 할인으로 인한 손실까지 서비스 판매로 메울 수 있으니 1석3조다. 김씨 부자는 이렇게 해서 방 6개짜리 펜션에서 월 1억원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 이벤트를 하지 않을 경우엔 3000만원 안팎이 보통이라고 한다.목베개 같은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나범수(58)씨는 “사람들이 소셜커머스에 남기는 질문 글에 댓글을 꼭 달라”고 조언했다. 소셜커머스업체 측이 웹페이지 가장 좋은 자리에 상품을 배치해주는 첫날은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나씨는 “첫날 밤은 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실시간으로 댓글을 단다”며 “인터넷은 싸고 접근성이 높지만 적절히 대응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나씨가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지 않는 것도 ‘일일이 응대를 할 수 없어서’다.
서울 강남의 뷔페 비자비 지배인인 김형수(45)씨는 “한 곳만 고집하지 말고 소셜커머스업체를 갈아타라”고 말했다. 그 역시 티켓몬스터에서 그루폰코리아로 갈아탔다. 김씨는 업계 1위인 티켓몬스터를 통해 브랜드를 알렸고 그루폰으로부터는 이용자의 연령과 거주지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짜주는 식의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김씨는 “여러 업체와 동시에 거래 협의를 진행하면 특장점이 뚜렷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