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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내 생애 최고의 선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9.04일 08:55



김애순 (녕안조중퇴직교사)

  (흑룡강신문=하얼빈)삐릭삐릭! 삐릭삐릭!

  새벽부터 메시지가 들어오는 소리에 폰이 요란하게 울어댄다. 구태여 눈을 뜨고 보지 않아도 누구한테서 온 어떤 메세지인지를 나는 잘 안다. 오늘이 교사절이니깐.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교사절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교사절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샘, 오늘 교사절이네요~ 선생님 날 축하합니다~”

  “쌤,节日快乐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우리 은사님께 교사절 인사를 올립니다~꾸벅, 항상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런 아침 인사로 시작된 교사절 하루는 저녁까지 축하메시지가 끝기질 않는다. 처음엔 일일에 답장을 하기에 하루종일 폰을 손에서 놓을새가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외에는 일률도 통일된 답장으로 시간을 줄였다.

  “존경하는 우리선생님 교사절 축하합니다. 학교 나온지 오래돼서 교사절인걸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그보다 중요한건 교사절 인사를 처음 해본다는겁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선생님 학생 조정남이 올립니다.” 정남이가 교사절 축하메시지까지?

  한번씩 지난 학생들을 떠올릴 때면 항상 먼저 떠오르던 정남학생, 내 교사생애에 유일한 “오점”을 남겨준 그래서 안고살아야 하는 무거운 마음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 그 학생, 일찍 중학교 졸업장도 못 타고 사회에 나간지 28년이나 되는 애꾸러기였던 정남이가 교사절까지 기억하다니…

  한달전 위챗의 친구추가에 “전 학생 조정남입니다”하고 떴길래 추가했더니 인차 성숙된 한 상남자의 음성메세지가 뜬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조정남입니다. 오랜만입니다. 한번두 찾아뵙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언제 한번 선생님 보러 가겠습니다.”

  “선생님, 너무 보고싶어요.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은 절 많이 생각해주었잖아요. 제가 그렇게 애를 먹였는데도 말입니다.”

  내가 생각해주었나?... 항상 애꾸러기여서 욕만 했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랜 세월속에서도 색바래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가 무거운 한숨으로 되여 입박으로 새여 나온다. 후~~~

  27년전 어느 저녁자습의 노는 시간이였다. 내가 나간 사이에 정남이가 뿌린 자동연필이 한학생의 눈을 찍어놓아서 큰일 났다면서 반장이 헐레벌떡 사무실에 뛰여들었다. 너무 놀라 반장한테 자습관리를 맡기고 애를 업고 병원으로 뛰여갔는데 이것저것 검사하던 현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할것 같다면서 시병원으로 넘겨주었다. 그 길로 택시를 잡아 타고 40리 떨어진 시병원에 도착하니 밤 12.30분, 검사하고 수술까지 하고나니 새벽 4시였다. 다행히 입원수술이 필요없이 직발의사가 처치할수 있는 수술이여서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금쪽같은 자식들이라 눈을 상한 부모한테 교대하는 것이 태산같은 무거운 짐이였다. 나는 잠도 자지 않고 새벽차를 잡아 타고 눈을 상한 학생네 집으로 찾아갔는데 문고리를 잡고선 감히 문을 열수가 없어서 머뭇거리기만 했던 일이 어제같이 생생하다. 너무도 미안하고 미안해서 몸둘바를 몰라하는 나한테 학생부모는 그래도 그것이 어찌 선생이 잘못이냐고 너그럽게 말해주었고 되려 밤잠도 쉬지 못하고 고생하였다고 말해주어던 착하디 착한 우리 학부모님들이였다. 한번쯤 욕이라도 할번한데 그러지 않고 그 아픔을 속으로 새기시는 학부모님 앞에서 그때 난 진짜 죄인이 된 느낌이였다. 그리고 그로하여 한쪽 눈의 시력이 형편없이 떨어져서 참군도 할 수 없는 그 학생에게 난 큰 죄인이 된아픔을 안고 살았다.

  정남이의 갑작스런 련락은 너무 놀랍고 반가운 그 자체였다. 문자로 주고받기엔 부족하다면서 전화를 걸어와선 이이야기 저이야기를 한시간 족히 하더니 집주소를 알려달란다. 조만간에 찾아가려고 한다면서. 그래서 알려준 주소로 이튿날에는 놀랍게도 묵직한 택배가 날아들었다. 열어봤더니 사먹기가 아름차서 사먹지를 못했던 비싼 송이버섯 저그만치 세박스였다. “우리를 위해서 애쓰시고 고생 많으신 우리 선생님, 이제부턴 우리가 보담할 차례입니다. 송이버섯 철이라 잡수시라고 보내드립니다. 사랑합니다.”란 쪽지와 함께.

  깜짝 선물에 놀라서 한동안은 멍해졌다. 급기야 선물이 내 마음속에 던져진 심쿵한 돌 하나가 되더니 거센 감동의 파문을 일으켰다. 눈물이 핑 돌았다. 값비싼 송이버섯보다도 더 값지고 소중한 한 학생의 마음이 느껴져 송이버섯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였다. 마음 한구석으로 피여오르는 달콤함은 이슬이 맺힌 눈가에 웃음이 피여오르게 했다.

  고마왔다 정남이가. 애꾸러기 학생이여서 맡겨보았던 생활부답게 내 생활에까지 관심을 보여주는 기특한 어른이 되였다. 학생이 만들어준 서프라이즈는 나에게 신선한 행복이란 단어를 만들어 보게 하는 순간이였다.

  나는 이런 순간들이 삶의 락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해 본다. 내 일생을 바쳐온 교원이란 직업을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게 느끼게 하는 내 학생들이 너무도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후 정남이는 정말 내앞에 짱 하고 나타났다. 머나먼 몇천리밖에서 날 보려고 날아왔다며 나타난 학생, 값비싼 일식집에 가서 푸짐히 한상 차려놓고 많이 드시라고 이것저것 집어주던 학생앞에서 난 정말로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생님인가를 행복하게 돌이켜볼 수가 있었다.

  이런 학생들때문에 난 오늘도 행복이란 단어을 음미해본다. 내 퇴직과 함께 사회인으로 훌쩍 커버린 내 학생들, 성장한 만큼이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내 학생들, 이젠 내 학생이 아닌 내 친구같은 어쩌면 내가 조언을 받아야 할 당당한 사회인들이다. 그럼에도 이따끔 어린애처럼 징징대며 마음속 고민을 하소연하는 애들이 있다. “선생님 고민 상당소를 찾습니다” 하는 메세지와 함께 시작되는 학생과의 대화에 밤잠을 빼앗길때도 많지만 나때문에 고민이 해결되였다고 좋아 들떠있는 목소리를 들을때면 빼앗긴 밤잠도 빼앗긴 젊은 시절까지도 다 보상받은 기분이다.

  20년을 하루같이 부모이상으로 따랐던 한 학생은 선생님과 같이 하는 모든 시간들이 자기에겐 최고의 즐거운 시간들이고 쌓였던 고민들을 확 날려보내는 시간이라고 하면서 만날때마다 조금만 더 같이 있자고 졸은다. 그 성화에 못이겨 함께 찍은 발자국이 얼마이고 함께 들린 커피숍들은 얼 마인지 이루 헤아릴수가 없다. 애인들이나 만들어가는 랑만을 느껴보게 하는 그 학생, 그 학생땜에 한번은 비행기시간을 놓칠번한 행복한 조바심을 쳐본적도 있다.

  오늘까지도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주는 내 학생들이야말로 내 생의 최고의 선물이라고 웨쳐본다. 그렇다! 이 세상에 그 어떤 값진 선물보다도 소중한 내 학생들, 조국의 방방곡곡에서 아니 이 지구촌의 곳곳에서 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되여 빛을 뿌리고 있는 내 학생들이 바로 내 삶의 최고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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