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훈춘시제4소학교3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토요일이여서 늦잠을 자다가 깨여난 나는 아침밥도 먹지 않고 연필을 입에 물고 오늘 일기는 무엇을 써야 하나 하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 때 엄마의 핸드폰 소리가 요란스레 울렸다. 호들갑스럽게 전화를 받고 난 엄마가 “소연아, 점심에 뭘 먹고 싶니? 향란 이모가 점심밥을 사준단다.”라고 말씀하시였다. “전 토닭곰이 먹고 싶어요.” 이렇게 대답한 나는 사실 닭곰보다 이모를 보게 되여 더 즐거웠다.
번거롭게 점심밥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도 애들처럼 즐거워하시며 부산을 떠는 어머니를 따라 부지런히 옷을 챙겨입고 대문을 나서니 이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후 우리는 북산공원기슭에 새로 선 아담한 토닭집에 도착하였다. 자리를 찾아 앉아서 좀 기다리니 큼직한 토닭 한마리에 닭밥 그리고 소고기졸임이며 시원한 배추김치며 맛있는 감자전이며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상다리 부러지게 푸짐히 올랐다. 나는 이것저것 챙겨먹으면서 이모가 오늘 새차를 샀다는 기쁜 소식도 엿들었다. 나는 속으로 이제 이모의 새차에 앉아서 학교에 다녀야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이모는 나를 데리고 신화서점에 들렸다. 서점에는 여러가지 책들이 책장에 정연하게 꽂혀 내가 자기를 사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책을 줄느런히 세워놓은 책가게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화이야기책을 찾아서 걸탐스럽게 읽어보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내가 고개를 돌리고 보니 여전에도 그러하듯이 이모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조용히 지켜보고 계셨다. 이모는 내가 고른 이야기책중에서 나에게 알맞는 책 몇권을 사주셨다. 그러면서 놀 때는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때에는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하셨다. 나는 이런 이모를 매우 사랑한다. 이모는 항상 나의 마음을 알아봐주시고 사랑과 배려를 하시면서 내가 옳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끌어주셨다. 아마도 나의 이모는 담임선생님이여서 더욱더 나의 마음을 잘 알아보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이모를 제일 존경하고 사랑한다.
빨리 집에 돌아가서 이모와 함께 한 재미나는 일들을 일기장에 차곡차곡 적어놓아야지…
/지도교원: 전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