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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새벽 '화재' 발견한 쿠팡 배달기사, 119 신고 후 소방관들에게 안내까지...

[나남뉴스] | 발행시간: 2023.05.14일 08:58



사진=유튜브

"의인을 찾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꼭 찾아야 합니다."

23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의인을 찾기 위한 글이 게시되었습니다. 새벽에 발견한 불길을 신고하고 소방대원들에게 안내를 제공한 후 사라진 쿠팡 택배 기사를 찾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글 작성자 A씨는 "거래처 사장님께서 인천의 한 건물을 관리하고 계셨는데, 그곳에서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화재는 새벽 모두가 잠든 시간에 건물 내 모퉁이 분리수거장에서 발생했다. 건물 관리인은 24시간 근무하지 않아 입주민들은 불이 난 것을 전혀 몰랐다. 화재 원인은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현장을 발견한 것은 새벽 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쿠팡 택배 기사였다. 길 건너에서 붉은 불길을 발견한 택배 기사는 곧바로 일을 중단하고 건물로 달려와 119에 신고했다. 이후 도착한 소방대원들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후에야 기사는 안심하고 자리를 떠났다.

택배 기사의 침착한 대처와 신속한 행동은 건물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A씨는 "22일 밤 12시2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해물탕 골목 사거리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입니다. 건물 측에서 이분을 꼭 찾고 싶습니다"라며 도움을 요청했고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정말 이분 아니었으면 인명 피해가 심각했을 겁니다. 정말 감사해요. 항상 베풀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건, 이분을 찾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따뜻한 세상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이기도 해요. 빠른 진압에 힘써주신 119 대원분들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의인 쿠팡맨' 찾았다



사진=쿠팡

새벽 배송 중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해 피해를 막은 ‘의인 쿠팡맨’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의인 쿠팡맨의 정체는 쿠팡 친구(쿠팡 소속 배송 담당 직원)에서 근무한 지 10개월 차라는 최보석(28)씨. 그는 25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한 건데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선행을 같이 하면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쿠팡은 이날 인사 및 포상위원회를 열어 새벽에 신속한 화재 신고로 대규모 피해를 막은 최씨에게 표창장, 1직급 특별 승급 및 상금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화재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질문하자 최보석씨는 "화재가 난 건물 건너편에서 배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당시 배송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연기 냄새가 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길 건너편에서 불길이 보였다. 차량 안에 있는 비상용 소화기를 들고 건너가면서 119에 신고를 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불이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어서 '내가 먼저 불을 끄려고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소화기를 사용했다. 초기 진압에 실패했지만,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 수신호를 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후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업무에 돌아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해 배송량이 증가하여 시간이 촉박하기는 했지만, 배송보다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이었기에 불을 끄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배송은 제가 열심히 뛰어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지만, 생명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불을 끄는 것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의인이 없어도 되는 세상



사진=유튜브

의인과 영웅이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큰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들 역시 피해자가 아닐까.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의 부작용을 완전히 감당하는 개인들이다. 이태원 참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태원 파출소의 김백겸 경사는 사고 현장에서 "사람이 죽고 있어요"라고 외치며 전 국민에게 알려진 경찰관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눈을 감으면 희생자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고, 유족들에게는 더 구조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죄책감을 나타냈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다가 분노에 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유족을 생각하면 제가 견디어야 할 고통"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의 영웅들 역시 아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 경사는 의인이자 동시에 피해자다. 현장에 있던 그의 동료들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개인보다 체계를 갖추겠다는 이른바 시스템론이다.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말이다. 그러나 기자로서 경험한 삶의 현장은 공식 문서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누군가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모두가 침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시스템보다 개인의 역할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유튜브

시스템이 회피의 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하겠지." "또 다른 의인이 등장하겠지."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납득하기 어렵다. MZ세대의 최대 축제로 불리며 10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된 '이태원 할로윈 행사' 참사를 장관이 대통령보다 늦게 알고, 경찰청장은 지방 캠핑장에서 잠이 들어 늦게 대응하고, 용산구청장은 사전 대책회의 대신 야유회를, 참사 당일에도 고향 지역 축제를 찾았다는 사실이다.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외면한 자리를 156명의 희생자와 수많은 생존자의 트라우마가 채웠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수사도 시작되었다. 정부는 매일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며 재난 대응 시스템 정비를 강조한다. 참사 대응 때와는 달리 경찰의 압수수색 속도가 빠르다. 구조를 세우겠다며 범인을 급히 찾는, 결국 참사의 책임을 다시 개인에게 돌리려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김 경사가 속한 이태원 파출소 역시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했다면, 이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의인과 영웅이 필요 없는,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세상이야말로 시스템이다. 구조 현장에서 희생자를 지켜본 이들은 이제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야 한다. 김 경사는 "감내할 것"이라고 했지만, 조금씩이라도 매일 죄책감을 줄여가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도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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