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말 꼬꼬면, 나가사키 짬뽕 등이 인기를 끌면서 라면시장을 강타한 ‘하얀국물 라면’ 돌풍이 1년여 만에 사그라졌다.
25일 시장조사기관 에이시(AC)닐슨의 라면시장 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팔도의 꼬꼬면, 삼양식품의 나가사키 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종의 시장 점유율은 7월 3.3%에서 8월 2.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0억원 가량 줄어 43억원에 그쳤다. 7월까지 꾸준히 라면 매출액 순위 10위 안에 머물렀던 나가사키 짬뽕은 지난달 12위로 떨어졌고 꼬꼬면, 기스면은 30위 밖으로 크게 밀려났다.
라면업체의 시장 점유율 추이도 하얀국물 라면 돌풍이 막을 내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얀국물 라면을 내놓지 않았던 라면업체 1위 농심은 지난달 시장 점유율 67.9%를 기록해, 하얀 국물 라면이 시장에 등장하기 전인 지난해 8월과 같은 수준을 회복했다.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월 꼬꼬면이 출시된 이후 꾸준히 감소했고, 나가사키 짬뽕과 기스면까지 가세한 지난해 12월엔 59.5%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올 들어 진짜진짜, 신라면블랙컵 등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서고, 신라면·너구리·안성탕면 등 빨간국물 라면이 인기를 되찾으면서 최근 8개월째 시장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얀국물 라면으로 승부를 걸었던 삼양식품과 오뚜기, 팔도는 지난달 각각 12%, 11.5%, 8.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팔도는 꼬꼬면의 인기가 정점에 있었던 지난해 12월(12.9%)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4.3%포인트나 하락했다.
농심 관계자는 “하얀국물의 등장으로 요동치던 시장이 완전히 이전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불황이 길어진 탓에 고객들에게 익숙한 장수 라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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