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포 급감 “일당 2배 줘도 못구해” 업체들 인력난에 아우성
(흑룡강신문=하얼빈) 방문취업비자(H-2)로 한국에 취업 중인 중국동포 근로자들의 5년 체류기간이 지난 1월부터 만료가 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으로 속속 돌아가고 있는 가운에 중국동포를 고용하고 있는 건설업, 요식업, 가사도우미, 농축산 등에는 인력난으로 저마다 아우성이다.
그동안 재외동포법에서 소외돼 왔던 중국 및 구소련 지역 등 6개국 동포들을 위해 지난 2007년 3월 도입된 방문취업제는 이들이 단순노무 분야(36개 업종)에서 최장 4년10개월 간 취업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로서 올해 이 제도에 따라 5년 비자기간 만료로 떠나는 동포가 7만2,000여명에 이른다
반면 올해 이 제도로 신규도입 될 동포인력은 6주 기술교육 후 H-2자격으로 체류변경 할 동포 1만2,000명(상반기 도입)과 하반기인 7월 이후 4~5만(기술교육생+H-2) 명으로 예정돼 있어 올해만 최소 1~2만명의 인력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더욱이 H-2비자를 받은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분야가 식당 종업원, 축산, 가사도우미 등 내국인이 꺼리는 3D업종이다 보니 인력난을 메울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농가마다 서로 조선족들 빼가느라 전쟁이다 일당을 두 배로 줘도 온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충남 부여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김기수(56)씨는 지난해 말부터 일손이 부족해 날마다 한숨이다. 함께 일했던 중국동포 부부가 비자 만료로 한국을 떠나게 됐지만 농촌에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막상 새 인력을 구해도 이미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뛴 상태다. 그는 "그동안 숙식을 제공하고 210만원이면 두 명은 충분히 썼는데 이제 250만원을 줘도 오지 않는다"며 "알 낳는 암탉만 1만8,000마린데 어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국동포를 주로 고용해온 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청계산 자락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현선(47)씨는 중국동포 직원 4명이 그만 둔 후 가족을 동원해 일손을 메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는 "지금 국내 식당들은 조선족동포들이 없으면 돌아갈 수 없다"며 "이대로라면 국내 식당 절반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과거처럼 불법체류자가 급격히 양산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비자가 만료돼 본국으로 돌아가면 최소 1년(농·축산·어업 6개월)은 지나야 한국에 재입국할 수 있고 비자 발급 가능 연령도 55세 미만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올해부터 외국인 지문확인이 전면 시행되면서 일부 동포들이 입국하다 과거 이명여권으로 입국하였던 사실이 적발되면서 입국이 불허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면서 해당동포들이 출국을 꺼리는 분위기다.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중국동포 김모(56)씨는 "중국으로 돌아가도 취업비자를 받을 수 없는 처지라 그나마 돈을 더 받는 한국에 몰래 남아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인력난 우려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농·축산·어업 분야 중국동포 비자재발급 기간을 3개월로 축소하고 방문취업비자 발급 인원 쿼터(현재 30만3,000명)도 1만명 더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2013년 8만4,000명, 2014년 5만5,000명, 2015년 7만1,000명 등 매년 수 만 명이 비자만료로 한국을 떠나는 반면 입국 인원조정은 올해처럼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인력 수급불균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기피업종에 취업하는 동포에 인센티브를 강화해 인력 배분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