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덕분에 투자자가 몰리던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는 많이 올랐다. 지난 7월초부터 9월말까지 3개월간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81.9% 올랐다. 같은 기간 엔터테인먼트 대표주로 꼽히는 에스엠(041510) (61,100원▲ 1,600 2.69%)의 주가는 23.5%, JYP엔터는 10.6% 상승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가파른 주가 상승세만큼이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을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낙관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류 열풍을 이끌던 아이돌 그룹의 후속 주자가 없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녀시대, 동방신기, 샤이니의 후속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며 “아이돌 중심의 한류가 끝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이돌 그룹은 통상 5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류스타로 떠오른 아이돌이 얼마나 더 활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소녀시대는 올해로 데뷔 5주년을 맞았고, 샤이니는 지난 5월 데뷔 4주년 행사를 가졌다.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스타인 빅뱅과 2NE1은 각각 6년차, 3년차 아이돌이다.
가수 싸이의 성공도 아이돌 그룹 중심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는 부담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수 싸이가 난공불락이라고 여겼던 북미시장과 유럽시장을 유튜브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뚫은 것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싸이의 캐릭터가 국내 아이돌 그룹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예쁘고 잘생기고 잘 훈련된 한국형 아이돌 그룹보다는 싸이 사례처럼 영어가 되면서 코믹한 캐릭터가 오히려 국제적으로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르려면 결국 한국형 아이돌 그룹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주가 흐름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이달 들어 에스엠의 주가는 1.0% 오르는데 그쳤다. (26일 종가 기준) 지난 25일에는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7.2% 내렸다. 소속가수 싸이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주가가 올랐던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이달에만 23.5% 하락했다.
JYP엔터는 지난 25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26일에도 주가가 5.4% 올랐는데, 이는 우회상장 규제가 완화되면서 비상장사인 JYP가 JYP엔터를 흡수합병에 상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JYP엔터주가는 10월초부터 지난 24일까지는 6.3% 내렸다.
조선일보 온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