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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뇌파 조종? 현실에선 어림도 없어

[기타] | 발행시간: 2015.04.24일 03:07
['킹스맨' 등 영화 속 IT 실현 가능성은]

-유심칩, 뇌파 조종 불가능

뇌파는 30㎐ 초저주파, 휴대폰은 800㎒이상의 대역… 뇌파 신호 생성할 수 없어

-스마트 회의는 10년 후 가능

참석자 현실감 있게 복원, 디스플레이를 혁신해야… 데이터 전송 위해 5G 필요

'손톱만 한 스마트폰 칩에서 폭력을 유발하는 전자파를 방출해 인류를 말살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과 CCTV를 한꺼번에 해킹해 모든 사람의 위치를 손금 보듯 파악한다.'

최근 개봉한 인기 영화 '킹스맨'과 '분노의 질주'에 등장하는 기술들이다. 세계를 정복하는 데 핵무기보다 IT(정보기술)를 활용하는 것이 더 위협적인 시대가 됐다는 뜻이다. 영화 속의 IT는 단지 재미를 위한 허구일까, 아니면 실현 가능한 가까운 미래일까.

◇유심칩으로 뇌파 조종은 불가능

영화 '킹스맨'에서 악당은 사람들이 지닌 스마트폰의 유심(USIM·가입자 식별) 칩에서 폭력성을 유발하는 전자파를 방출해 서로 싸우고 죽이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벌어지게 만든다. 이 설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휴대전화는 800메가헤르츠(㎒)~2.6기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지만 인간 뇌파는 30헤르츠(㎐) 이하의 초저주파에 속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이형욱 전문연구원은 "휴대전화에서 뇌파 신호를 생성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30㎐의 초저주파를 송출하려면 지름이 수천㎞에 달하는 초대형 안테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의 양기석 박사도 "유심 칩은 가입자 정보를 담고 있다가 스마트폰이 통신망에 접속할 때 허가를 받는 역할을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휴대전화를 제어한다는 것은 영화적 허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의 폭력성을 유발하는 전자파는 존재할까. 그동안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심어 자극을 주고 감정 변화를 살피는 실험이 진행된 바 있다. 뇌 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신형철 한림대 의대 교수는 "실험실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진행할 수는 있지만 원격으로 구현하기는 어렵고, 전극을 심지 않고 그냥 전자파를 쏘면 뇌 전체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 집적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회의, 10년 내에 실현될 수도

'킹스맨'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명의 요원이 투명한 스마트 안경을 쓰면 실제 회의실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스마트 회의'를 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구글 김민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현재 판매 중인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VR'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현태 전자통신연구원(ETRI) 웨어러블컴퓨팅연구실장은 "카메라가 보는 것과 사람의 눈이 보는 세상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 둘을 얼마나 정확히 정합(整合)해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일 한양대 교수(컴퓨터공학)는 "참석자의 형상을 3차원으로 복원하고 현실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량의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지금보다 통신 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른 5G(5세대 이동통신)가 구현돼야 한다. 삼성전자 이형욱 전문연구원은 "10~20년 내에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CCTV 해킹도 가능

영화 '분노의 질주'에 등장하는 전 세계 스마트폰·CCTV 해킹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작년 11월 러시아의 한 해커 집단이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용 CCTV 7만3000개를 해킹한 뒤 이를 생중계해 파장이 인 적이 있다. 여기엔 한국 CCTV도 6000여 개나 포함돼 있었다.

다만 해킹이 영화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대상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하고 미리 해킹용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해야 한다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ETRI 안치득 연구위원은 "기기의 이상 행동이나 통신망 침입 흔적을 관리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고 장시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박영찬 테크리더는 "해킹에 성공했다고 해도 전 세계의 기기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서 처리하는 것은 현재의 네트워크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모든 기기를 해킹한다는 것은 영화적 상상력이지만, 해커들의 능력은 그 이상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전 세계의 웹캠, 가정용 난방기, 공장 에너지 설비 등 온갖 장비를 손쉽게 검색해 해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어떤 장비의 관리자 계정과 비밀번호가 기본 상태인 'admin' '0000'처럼 취약한지도 찾아준다.

보안 전문가인 김승주 고려대 교수(정보보호대학원)는 "할리우드 영화들은 제작 전에 철저한 기술 자문을 거쳐 실제로 근거가 있고 실현 가능한 정보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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