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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43년간 식물인간 간병 "언니, 잘가"

[기타] | 발행시간: 2012.11.28일 09:54

"A promise is a promise... 언니와의 약속 지킨것 뿐"

[CBS<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콜린 오바라 (Colleen O'Bara / 고인의 여동생 / 美 마이애미), 통역 이지민 아나운서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올 한해 지구촌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연입니다. 여러분, 43년간 식물인간으로 산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또 43년간 식물인간을 간병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이 불가능한 일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있었습니다. 43년간 극진한 간병을 받았던 식물인간 여성은 최근 세상을 떠났는데요. 이 여성을 간병해 왔던 동생, 콜린 오바라 씨를 오늘 직접 연결해 보죠. 플로리다 연결합니다. 오늘 통역에는 이지민 아나운서가 함께 합니다.

◇ 김현정> 콜린 씨, 나와 계십니까?

◆ 콜린 오바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심경이 어떤지부터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도록 하죠. 언니가 세상을 떠난 후, 현재 심경은요?

◆ 콜린 오바라> 그리워요. 너무 그립습니다. 언니가 하나님 곁으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간 건 기쁜 일이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그리움은 어쩔 수 없네요. 사무칠 정도로 보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43년 전에 언니가 어떻게 하다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게 된 건가요?

◆ 콜린 오바라> 당뇨병에 걸렸었죠. 그래서 인슐린 약을 투여 받았는데 어린 아이들에게 먹여서는 안 되는 약이었습니다. 곧 부작용이 생겼고, 몸이 굳어져서 약을 토해냈습니다.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갑자기 쓰러진 언니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어머니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한 게 있다고요?

◆ 콜린 오바라> 네. 언니는 병원에 실려가면서 어머니에게 “제 곁을 떠나지 말아주세요. 어머니, 제 곁을 절대 떠나지 말아주세요.” 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그럴게. 결코 떠나지 않을게. 약속하마. 약속은 약속이야. 이 약속 꼭 지키마” 라고 말씀 하셨죠.

◇ 김현정> 그 약속을 자그마치 43년간 지킨 거네요. 그런데 그 오랜 시간 동안 간병을 한다는 게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제일 힘들었던 점은 뭡니까? ◆ 콜린 오바라> 없었어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잠을 못 자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언니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걸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다만, 비용이 부담이었죠. 돈이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것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 김현정> 하지만 그게 아무리 사랑의 힘이더라도, 가족이기 때문에 나는 모든 걸 해 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거든요. 식물인간 상태가 된 환자들은 욕창 때문에 고생하기도 하고, 그래서 간병하는 사람이 잠을 못 자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요. 이런 거는 어떻게 헤쳐 나가셨어요?

◆ 콜린 오바라> 물론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이 있죠. 그런데 저희 가족을 위해서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친절한 이웃들이 전 세계에 있습니다. 그들은 저희에게 2000원, 3000원씩 경제적인 도움도 줍니다. 물론 턱없이 부족하지만요. 그렇지만 괜찮습니다. 견딜만합니다.

◇ 김현정> 경제적인 문제는 그렇게 해결했다 치더라도 욕창은 오래 누워 있는 환자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고통이라고 하던데요?

◆ 콜린 오바라> 한 번도, 언니는 단 한 번도 욕창에 걸린 적이 없었습니다. 43년간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어머니가 혹은 콜린 씨가 간병을 어떻게 했길래, 한 번도 욕창에 걸린 적이 없었을까요?

◆ 콜린 오바라> 매 두 시간마다 언니의 몸을 돌렸어요. 그래서 언니 몸에 그 어떤 압박도 가해지지 않았고요. 저하고 어머니는 90분 이상 잠을 자지 않고, 그렇게 끊임없이 환자의 몸을 돌려서 욕창에 걸리지 않게 했습니다.

◇ 김현정> 두 시간마다 한 번씩 몸을 뒤집느라고 90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군요. 어머니와 콜린 씨가 돌아가면서 옆에 앉아 계속해서 언니를 뒤집어준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언니를 돌보던 중에 어머니가 2008년에 돌아가셨어요. 그때부터는 온전히 콜린 씨 혼자서 언니를 돌봐야 했는데, 더 힘들지는 않았습니까?

◆ 콜린 오바라> 음.. 그저 우리 엄마가 했던 일을 제가 했을 뿐입니다. 저는 그냥 최선을 다했을 뿐이에요.

◇ 김현정> 43년 동안 언니를 간병하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추억이랄까요, 이런 게 있을까요?

◆ 콜린 오바라> 말을 할 수 없고,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 저와 어머니를 위해 항상 웃어주던 얼굴이 생각나요.

◇ 김현정> 43년간 식물인간인 언니를 간병해온 동생 콜린 씨. 지금 현지 연결해서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전 세계를 울렸죠. 사실 식물인간 상태로 43년을 산다는 것이 의학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이 가족은 사랑의 힘으로 43년간 언니를 지켰습니다. 콜린씨는 원래 직업이 뭔가요?

◆ 콜린 오바라> 말을 돌보는 조련사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언니를 돌볼 때는 직업을 어떻게 하셨나요?

◆ 콜린 오바라> 저에게는 언니 외에는 아무 것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그냥 언니를 밤낮으로 돌보기만 했어요.

◇ 김현정> 콜린 씨. 아마 언니가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하늘에서 언니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 콜린 오바라> 지금도 언니하고 항상 얘기를 합니다.

◇ 김현정> 어떤 이야기들을 항상 주고받으세요?

◆ 콜린 오바라> 언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비록 그녀가 제 말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사랑하고 그리워하는지 말해 주고 싶네요.

◇ 김현정> 아마 전세계에도 콜린 씨와 비슷한 상황에, 같은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족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여기 한국은 물론이고요. 이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끝으로 한 말씀 해 주시죠.

◆ 콜린 오바라>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세요.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을 알려주실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십니다. 결코 그 믿음을 잃지 마세요.

◇ 김현정>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아마 콜린 씨의 이 이야기로 용기를 갖게 된 어려운 이웃들이 많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콜린 씨도 오히려 언니에게 배운 것도 있다. 그것은 조건 없는 사랑이다, 이렇게 끝까지 우리를 울리고 인사를 해 주시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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