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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판매가격의 `오해와 진실`

[기타] | 발행시간: 2013.03.19일 07:04
# 화가 난다. 며칠 전 우연히 중고차사이트를 방문했던 회사원 김성택 씨(가명ㆍ35)는 한 달 전 중고차 딜러에게 800만원에 판 르노삼성 SM3가 950만원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딜러에게 전화해 차를 살 때 마진이 20만~30만원밖에 안된다고 했는데 150만원이나 챙겼냐고 거칠게 따졌다. 딜러가 수리비 등에 비용이 많아 들어가 자신이 가져갈 비용은 잘해야 30만원 정도라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100만원은 남길 것으로 판단됐다. 좀 더 알아봤으면 100만원은 더 받았으리라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 억울하다. 중고차 딜러인 이준기 씨(가명ㆍ37)는 화난 김성택 씨를 달래주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닌데, 정말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50만원이나 챙겼으면 덜 억울할 텐데, 잘 팔아봐야 30만원 남기는데 욕설에다 사기꾼 소리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동네 슈퍼도 20~30% 마진은 가져가지만 아무런 불만도 제기하기 않으면서 중고차에 대해서만 왜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한 달 전 사고차를 감쪽같이 고쳐서 무사고차로 내놓은 차주에게 속아 한 달 돈벌이인 200만원을 몽땅 날린 것을 생각하니 더 속이 쓰렸다.

중고차 매매를 놓고 주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비자의 불만과 딜러의 항변이다. 소비자는 비싸게 팔고 싼 값에 사기를 원하고, 딜러는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팔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이 같은 불만은 서로에게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수십 년간 계속된 불투명한 거래관행과 소비자들의 오해가 합쳐지면서 이들 사이에는 허물어지기 힘든 벽이 생겼다.

그렇다면 과연 딜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걸까. 자동차유통 컨설팅업체인 피치오토앤컨설팅, 중고차 가치평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자동차평가, 기업형 중고차매매업체로 10여 년의 데이터를 통해 시세를 산출하고 있는 SK엔카의 도움을 얻어 딜러가 이익을 얼마나 남기는지 살펴봤다.

◆ 매입가와 판매가

매입가는 딜러가 차를 사들이는 가격이고 판매가는 딜러가 차를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판매가 기준이다. 국내에서 중고차 시세는 주로 공급과 수요에 따라 바뀐다. 시세가 정확한 판매가라고 볼 수도 없다.

시장에 따라, 업체에 따라, 인기도에 따라, 차 상태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진다.

따라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에 대한 정확한 규칙을 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시세표를 기준으로 차를 얼마에 팔 수 있다는 평균적인 가격을 산정해볼 수 있다.

수리할 필요가 없는 무사고차를 기준으로 소비자 판매가와 딜러 매입가의 적정 차액을 살펴보면 △판매가가 200만원일 경우 매입가는 140만~160만원으로 차액비율은 20~30% △판매가 400만원은 매입가 320만~340만원, 차액비율은 20~30%다.

판매가가 800만원을 넘어서면 차액비율은 10%대로 내려가 △판매가 800만원은 매입가 680만~700만원, 차액비율은 13~15% △판매가 1500만원은 매입가 1320만~1350만원, 차액비율 10~12% △판매가 2500만원은 매입가 2250만~2350만원에 차액비율은 8~10%다.

차 가격이 비쌀수록 판매가와 매입가의 차이는 커지지만 차액비율은 줄어든다. 또 중고차가 잘 팔리지 않으면 매입가가 기준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시장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 차종은 매입가가 기준보다 더욱 낮아진다.

◆ 부대비용 발생

판매가와 매입가만 놓고 본다면 딜러가 폭리를 취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차액 전부가 매매업체의 이익은 아니다. 부대비용 때문이다. 매매업체는 구입한 중고차가 잘 팔리도록 수리ㆍ도색ㆍ광택작업을 실시한다. 매매업체는 이 작업을 위해 평균 20만원 정도를 쓴다.

차를 직접 매입할 때 내야 하는 이전등록 비용도 최소 10만원 정도 든다. 이 밖에 전시장 사용료, 금융이자, 계약서대금 등 갖가지 부대비용이 생긴다. 도매가에서 이 부대비용들을 뺀 나머지 금액이 매매업체의 이윤이다.

자동차유통 컨설팅업체인 피치오토앤컨설팅에 따르면 쏘나타 트랜스폼 N20 럭셔리 2008년식 모델을 딜러가 900만원에 매입했을 때 탁송비 3만원, 유류대 2만원,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 발급 비용 3만원, 정비 및 수리비 20만원, 세차 및 광택비 10만원, 매입비 18만원, 입금 10만원, 금융비용 14만원, 광고 및 기타비용 10만원 등 총 9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매입가격 900만원에 부대비용 90만원을 합쳐 원가는 990만원이 된다. 딜러는 이 차를 1100만원 정도에 내놓아 일반적인 거래 관행상 할인을 적용해 1080만원에 판매한다.

딜러가 1050만원에 광고하지만 알선 딜러들이 30만원을 더 추가해 판매하기도 한다. 딜러 마진은 60만~90만원 수준이다. 판매기간이 길어지면 마진은 더 줄어든다. 금융비용, 주차비용 등이 더 들어가는 데 차가 팔리지 않으면 자금력이 부족한 딜러가 손절매하는 경우도 많다. 또 딜러와 딜러 간의 차 거래 등으로 차를 사고 팔 때 거치는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 딜러 이윤이 더 줄어들거나 최종 소비자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중고차시장이 투명하다고 알려진 일본의 경우 차 한 대 당 매매업체가 갖는 이윤은 소매가의 20% 정도다. 국내 딜러들의 이윤율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5~10% 정도로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현도 피치오토앤컨설팅 대표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딜러가 폭리를 취했다기보다는 매입 딜러, 알선 판매 딜러 등으로 거래과정이 복잡하고 불법 호객꾼이 근절되지 않아 매입가와 판매가가 차이가 커졌다"며 "차를 딜러에게 팔 때는 여러 명의 딜러에게 시세 및 가격 산정 기준, 부대비용 등에 대해 물어본 뒤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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