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양식어류 사육량 급감, 수요 부진에 횟감 값 떨어져 양식농가 악순환]
국내 양식어류 사육량이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생선회 등의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양식어류 사육량은 4억415만3000마리로 전년 대비 8792만8000마리(17.9%)나 줄었다.
이는 통계청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2008년 5억4625만6000마리이던 사육량은 2010년 4억5621만8000마리로 대폭 감소했다. 이듬해인 2011년 4억9208만1000마리로 다시 늘었지만 작년 재차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원인을 경기부진에서 찾고 있다. 김봉철 농어업통계과장은 "어류는 육류에 비해 비싼 외식상품에 속하는데 경기 부진으로 횟집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며 양식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며 "역시 회 수요가 많은 일본도 10여 년 전부터 사육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볼라벤 등 태풍이 잇따라 덮친 데다 한여름 폭염, 겨울철 한파 등으로 양식 여건이 대단히 좋지 않았던 점도 어류 양식을 위축시켰다.
실제 작년 사육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생산량(판매량)은 7만6308톤으로 전년 대비 3859톤(5.3%) 늘어났다. 기상이변에 따른 폐사를 피하기 위해 양식어가가 출하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제대로 가격이 형성되지 못하면서 어류 판매가격은 판매량 증가에도 오히려 줄었다. 전체 생산금액은 7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억원(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식어류 평균 가격은 kg당 9621원으로 전년 대비 9.6% 내렸다. 특히 주요 횟감인 조피볼락(우럭) 가격은 무려 26.0%나 떨어졌다. 넙치류(-1.9%), 숭어류(-6.9%) 등도 가격이 내렸다. 반면 수요가 꾸준한 감성돔(13.6%), 참돔(8.4%) 등 고급 횟감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작년 어류양식장을 운영한 어가(사업체 포함)는 2041가구로 전년 대비 103가구(4.8%) 줄었다. 해상가두리가 7.7%나 줄어들며 전체 감소세를 견인했다. 어류양식 종사자 역시 5816명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지역별로는 전남(37.3%)에 양식어가가 가장 많았으며 경남, 제주, 충남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