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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함께 쓴 한국사 전공이 딱 아귀 맞았죠

[기타] | 발행시간: 2013.03.27일 00:15

고려·조선 전공 이성무-고대·근현대 전공 이희진 『다시 보는 한국사』

'부자(父子) 역사학자'인 이성무 전 국사편찬위원장(왼쪽)과 이희진 박사가 함께 『다시 보는 한국사』를 펴냈다. 역사 해석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쓰는 데 역점을 뒀다고 했다. 아버지는 고려·조선시대사를, 아들은 고대·근현대사를 맡았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성무(76·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과 아들 이희진(50) 박사. 우리 학계에 몇 안 되는 '부자(父子) 역사학자'다. 대를 이어 한국사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아들은 고대사와 근현대사를 전공했다. 이 부자가 합작해 『다시 보는 한국사』(청아출판사)를 냈다. 한국사 통사를 부자가 함께 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성무 교수는 “역사 해석을 둘러싼 우리 안의 남남갈등이 많다. 편향되지 않게 쓰는 데 중점으로 뒀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희진 박사는 “아버지는 보수 성향이고, 저는 중도 성향인데, 이런 차이가 장애 요인이라기 보다 오히려 편향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제자도 많을 텐데 아들과 작업한 이유는.

 이성무=아들이 석사논문은 근현대사로, 박사는 고대사로 썼다. 아들 전공과 내 전공의 아귀가 딱 들어맞았다. 지난 몇 년 간 아들이 여러 권의 책을 내는 과정을 보며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시각이 다를 땐 어떻게 했나.

 이희진=예컨대 19세기말 동학교도 봉기 때의 폐정개혁안이 있는데, 아버지는 빼자고 했다. 보수적 시각의 연구에 의하면 폐정개혁안은 소설가 오지영이 역사소설 『동학사』(1940)에 써놓은 창작이기 때문이다. 동학 전공자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내용이 정부 문서에도 나온다는 주장이 있어 서로 상반된 시각을 참고할 수 있게 팁 형식으로 반영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경우 시각 차이가 커서 통합적 역사서를 쓰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성무=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만들 때 내가 편찬부장을 했다. 시기상조라며 하지 말자는 얘기가 많았다. 그때 내가 KBS뉴스에 나가서 '물론 지금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영국을 대표하는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이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가면 된다. 문제가 있으면 숨김없이 얘기해 달라'고 했다. 그 이후 반론이 수그러들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만든 '백년전쟁'이란 동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성무=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평가절하 했는데 그 동영상만 그런 게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 상당수가 그럴 수 있다. 민주화운동과 엮여서 그쪽(우리 역사 폄하)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 희생양이 이승만과 박정희다. 전체를 평가하면 7 대 3 정도로 긍정적 부분이 많은데 나쁜 점만 왜곡해 부각시켜서 문제다.

 이희진=팩트(사실)를 중심으로 역사를 써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기가 보기 싫은 사실이라도 사실 그대로 써놓고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

 이성무=한국이 최빈국에서 10위권의 국가로 성장했다면 국민의 노력과 함께 누군가 그 과정을 지도했을 것 아닌가. 워싱턴·링컨 같은 미국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그렇게 대단한가. 미국사에서 그들의 좋은 점을 부각시킨다. 우리도 좋게 볼 점이 있는 데 다 무시해선 안 된다.

 -지난해 7월 중국 지안(集安) 지역에서 발견된 고구려비석을 어떻게 보나.

 이희진=올해 1월 국내에 비석의 존재가 알려진 이후 우리 학계의 연구 순서가 바뀐 것 같다. 기본적으로 자료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 해석은 그 다음이다. 아직 제대로 확인도 안된 자료를 놓고 확대된 해석부터 내놓으면 어떻게 하나. 이벤트 실적 내기에 바빠선 곤란하다.

 -다른 개설서와 차별점은.

 이성무=한국사의 맥락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정치사를 중심으로 하면서, 경제·사회·문화사를 용해시켰다. 정치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따져가면서 인과관계를 분명히 했다.

 이희진=고대사와 관련해선 국가의 기원을 단군 고조선으로 올려 잡았다.

글=배영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일보 배영대.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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