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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다 후련 하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3.06.25일 08:49

  주일인 어제는 오전부터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더군요. 속이 다 시원 했습니다. 무덥고 습기가 많은 더위와 지치고 시들었던 마음 속 답답함이 콸콸 쏟아지는 계곡 물에 씻겨 내려가듯 시원해져 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내면의 갈증이 풀어질 때 "속이 다 후련하다"고 말합니다. 자식이 무사히 입시를 치르고 대학에 합격 했을 때, 더운 여름 낮에 땀을 흘리다 식당에 들어가 냉면 한 그릇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얼름보다 더 차거운 맥주 한 잔을 마실 때, 축구 국가 대표 팀이 후반 전 종료 몇 분을 남기고 그야말로 시원한 프리킥 한 방으로 승부를 결정 지을 때, 우리는 속이 다 시원 해 집니다. 그런 겁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네 인생에는 이런 "속이 후련한 일"이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일이 많습니다. 살아 가는 인생길이 인간에게 주는 속성일 수도 있습니다. 웬만하면 속이 시원한 일을 잘 주려고 하질 않습니다. 인간의 삶이 대개는 그렇고 그런 평범하거나 아니면 힘들고 고단한 삶이 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런 인생 살이를 부단히도 벗어나려고 애를 쓰며 사는 생물적 개체입니다. 노력하고 공부하고 학문을 연마하고 소망하며 보통의 사람들이 사는 찌들고 고된 삶을 탈피 하려고 무던히 애를 씁니다. 문제는 그것이 잘 안 된다는 겁니다.

  저는 늘 비가 오는 모습에서 인간과 하늘의 소통을 느껴 봅니다. 무더운 습기와 작열하는 태양 그리고 건조한 대지의 목마름은 하늘과 소통을 한지 오래되었다는 증거입니다. 한 몸으로 엮어진 하늘과 땅이 이렇게 소통을 못하면 대지는 몸살을 앓아야 합니다. 그 땅에서 사는 우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처지고 속에서는 화가 솟아 옵니다. 화는 열이고 열은 인간의 신체를 괴롭히는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한 여름에 감기가 걸리면 "개 만도 못한" 우스개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알다시피 날씨가 덥다고 하여 몸에서 한기가 나거나 또는 열이 나는 이상적 현상이 안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소위 말해서 균형이 깨지면 언제든지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어느 누가 개도 안 걸리는 여름 감기에 걸리고 싶어 걸리겠습니까? 어쩌면 이런 모두가 소통이 안되는 데서 오는지도 모릅니다. 땅과 하늘의 소통이 어제처럼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듯이 우리의 마음도 하늘과 소통을 해야 병이 생기질 않습니다. 늘 이 놈(?)의 소통이 문제가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추진하고 행하려 하는 일(업무)의 성취 여부도 이런 소통과 많은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업무상 어떤 일을 추진 함에 있어서 우리는 사전에 그 주제를 놓고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남에게 조언도 들어보고, 다시 각종 자료를 읽어 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회사나 사업 특성에 맞는 창조적이고 가능성있는 생각과 고민을 치열하게 합니다. 이 단계에서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이 도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윗 분들은 부하 직원이 내미는 비록 적은 양의 보고서지만 그 속에서 보고하는 직원이 얼마나 듣고 수집하고 생각하고 고민했는지를 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무나 임원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판사가 그 많은 양의 사건 기록을 불과 3-4분 정도에 읽고 요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막중한 판결을 매일 수행 하는 겁니다. 그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몇 년간 두꺼운 법전을 읽고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결국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뜻입니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물론, 이런 모든 노력의 소통 위에는 간절한 소망과 애타는 염원이 함께 있어야 할 겁니다. 아무리 피나는 노력으로 소통을 했다 해도 그 속에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지 않으면 추진하던 일은 "속이 시원한 결과"를 주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소망과 애타는 바램이 강하다는 것은 그 만큼 듣고 읽고 사고하고 고민한 흔적이 많다는 뜻일 겁니다. 성공,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손에 들어 오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고 죽기 보다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여름 날에 소나기가 퍼 붓는 '속이 시원한 무언가"를 원 하시는지요? 그럴 겁니다. 우리네 생존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잘 되리라 생각 합니다. 다시 한 번 하시는 일에 대하여 깊숙한 소통을 더 해 보시길 바래 봅니다. 준비하신 모든 일에서 거뜬한 소통의 감이 오면 소망하고 기도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간구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잘 될 것입니다. 무더운 이방의 여름이 오늘도 우리의 화덕같은 우한 땅에서 갑니다. 장강의 물결도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듯 합니다. 그래도 장강은 수 천년의 세월동안 멈추지 않고 흘러 가는 중입니다. 굽어진 곳에서 굽어지고 휘어진 곳에서는 휘어지며 자기의 길을 따라 소통을 잘 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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