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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주면 때린 애 때려줍니다"… 이젠 學暴해결사까지 등장

[기타] | 발행시간: 2013.07.05일 03:06
[학교·아파트 주변에 전단 붙이고 영업… 경찰, 수사 착수]

-'무서운 삼촌이 대기중'

심부름업체 10곳 중 9곳 "요즘 불륜 다음으로 의뢰 많아… 조폭·경호원 동원해 바로 해결"

비용 15만~2500만원 천차만별… 강남 학부모엔 공공연한 비밀

"학교폭력·왕따·괴롭힘…. 소극적인 대처는 더한 폭력을 불러오게 마련입니다. 이젠 절대 혼자 고민 말고 전화 주세요! 저희가 함께하겠습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 교사 김모(52)씨는 학교 앞 전봇대에 나붙은 전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A4 크기 전단에는 심각한 학교 폭력을 보도한 신문 기사와 함께 '우리가 학교 폭력을 해결하겠으니 연락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전단 아랫부분은 연락처를 하나씩 찢어갈 수 있도록 돼 있었고 몇 장의 연락처를 사람들이 뜯어간 상태였다. 김 교사가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신분을 밝히고 "당신들이 어떻게 학교 폭력을 해결한다는 거냐?"고 묻자 "학교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김 교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학생들을 협박하고 폭력을 휘두를까 걱정돼 관할 경찰서에 전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송파구 일대 학교나 아파트에 등장한 '해결사' 전단에 대한 수사에 착수, 전단을 붙인 인물 등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심부름업체나 흥신소가 대가를 받고 10대 청소년들을 위협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혐의 적용에 고심하고 있다. 아직 겉으로 드러난 피해 사실이 없는 데다, '학교 폭력 해결에 함께하겠다'는 전단 내용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부름업체나 흥신소 사람들이라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에 대한 위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관련 법조항(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돈만 주면 무서운 '삼촌'들이 학폭(學暴)까지 해결해준다"는 이야기는 서울 강남 학부모들 사이엔 공공연한 비밀이다. 본지 취재팀이 수도권 10개 심부름 업체와 상담한 결과, 9개 업체가 "요즘 불륜 조사 다음으로 학폭 해결 의뢰가 많다"며 "조폭이나 경호원을 동원해 바로 해결해주겠다"고 답했다. 비용은 15만~25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고, 심지어 2차 작업(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준다는 업체도 있었다. 경찰 수사과장 출신이 상주한다는 강남구 H업체는 착수금과 성사금 명목으로 2500만원을 제시했다. 600만원을 요구한 강남구 S업체는 "우리가 이 일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가해 학생을) 납치하거나 죽이는 실수를 해 시끄럽게 만들 일 전혀 없다"며 "이후 또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로 2차 작업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난동을 피워주겠다는 곳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 C업체는 "학교 폭력은 시끄럽게 해야 해결되는데, 특히 수업 시간에 들어가 한바탕 소란을 피워주면 아무도 못 건드린다"며 "급식 시간에 쳐들어가 교사들에게 '너희가 조치 제대로 못 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학교 측이) 신고도 못 하고 가만히 있더라"고 했다.

중학생 아들을 뒀다는 한 주부는 지난 5월 13일 인터넷 카페에 "학폭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안 입고, 안 먹고 모아뒀던 적금을 깨 심부름업체에 의뢰했다"며 "학교 폭력으로 자살까지 한다는데 엄마가 못 할 게 뭐가 있겠느냐.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게 너무 싫지만 애들은 애들만의 방식으로 잡아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중학교 1학년 학부모인 박모(51·서울 우면동)씨는 "경찰에 신고해봤자 가해자가 소년이라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게 답답하긴 하지만 돈 주고 보복을 하면 내 아이도 가해자가 되는 셈이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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