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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민족주의’ 이젠 그만

[기타] | 발행시간: 2013.07.28일 22:45
[한겨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한국과 일본의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경기가 열린 28일 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경기 휘슬이 울리기 전 ‘붉은 악마’ 응원석 바로 위에는 이런 글이 새겨진 대형 펼침막이 내걸렸다. 이 펼침막은 진행요원에 의해 철거되는가 싶었으나, 전반 내내 걸려 있다가 후반 시작 전 다시 철거됐다. 반대편에 있는 일본 응원단 ‘울트라닛폰’을 겨냥한 것처럼 보였다. 그 바로 전에는 붉은 악마들이 이충무공과 안중근 의사 영정을 담은 대형그림을 잠시 올렸다가 내리기도 했다. 일본 응원단도 대형 ‘욱일승천기’를 꺼내 흔들었다.

한국의 선수들과 팬들에게 한일전은 늘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듯했다. 과거 1970~80년대를 주름잡던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일본에만은 절대 질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왔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축구 한일전을 나서는 선수들에게 “지면 돌아올 생각 하지도 말라”는 말로 압박한 적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스포츠 무대에서 한일전은 과연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치욕으로 얼룩진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키고도 반성하지 않는 일본 극우세력의 파렴치함을 들먹이며 반드시 이겨야 하는 그런 ‘극일’의 무대인가?

지난해 런던올림픽 한국과 일본의 남자축구 한일전 때는 경기 뒤 느닷없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로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구호를 일절 금하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 한국과 중국의 남자부 경기에서는 선수 소개 때 박종우에 대해 “독립투사”라는 장내 어나운스먼트까지 나왔다고 한다.

대회 주최 쪽은 이날 한일전 경기에 앞서 국가연주 때 서울 광진다문화합창단에 속한 어린이 3명을 등장시켜 직접 일본어로 부르게 하는 등 일본을 배려했다. 붉은 악마 쪽에서 “우~” 하는 야유가 나오는 듯했지만 금세 사그라졌다.

가까운 이웃이자 숙적 관계인 한국과 일본이 벌이는 축구경기. 페어플레이가 요구되는 스포츠 무대인 만큼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응원단도 정치적 구호 없이 순수하게 열띤 응원전을 펼쳤으면 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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